한살배기·88세 ‘유리키스’···코로나가 알게해준 '사랑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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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9월 15일
- 2분 분량
[중앙일보]입력 2020.09.15 석경민 기자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속 일상을 주제로 온라인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바꿔놓은 일상을 기억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빈은 영국 국립 초상화미술관과 함께 ‘그대로 멈춰라(Hold Still)’ 전시회를 기획하고 5월부터 6주에 걸쳐 사진 공모를 했다. 기획은 코로나19 속 ‘영웅과 조력자’, ‘새로운 일상(New Normal)’, ‘다정한 행동(Acts of Kindness)’ 세 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6주간 총 3만2000개에 달하는 사진이 제출됐다.
주최 측은 13일(현지시간) 100개의 사진을 선정하고, 사진의 사연을 같이 담아 온라인 전시회를 홈페이지에 열었다. 주최 측은 “선정된 100편의 사진은 우리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기간에 매우 개인적이고 독특한 기록을 보여준다”며 “웃음과 슬픔, 창의성과 친절함, 비극과 희망을 전달하는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유리 키스(Glass Kisses)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빈이 주최한 기획에 전시된 사진 '유리 키스'. 한 살배기 아이가 유리창을 두고 할머니와 만나고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제공]
영국 웨스트석세스에서 한 살배기 아기와 88세의 할머니가 만나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다. 코로나19로 대면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유리창을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다. 사진작가는 “서로를 너무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들고 있던 식료품을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항상 웃음을 입는다

'우리는 항상 웃음을 입는다(We always wear a smile)'. 영국의 간호사들이 마스크없이 웃는 사진을 들고 다니고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제공]
영국 프레스턴시의 한 치매 요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들이 자신의 웃는 사진을 찍어 들고 다니는 장면이다. 그들은 “요양원에 있는 거주자들이 우리가 마스크 아래서 늘 웃고 있다는 걸 알기를 바란다”며 사진을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가 위로를 줄 수 있는 웃음을 감추기 때문에 요양원 거주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새로 배워야 했다”며 “우리의 웃음이 한눈에 보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텅 빈(Empty)

'텅빈(Empty)'. 영국에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대형마트의 식료품 진열장이 텅 비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제공]
영국 하트퍼드셔의 한 대형마트 진열장이 텅 빈 모습. 사진작가는 “봉쇄 조처가 내려지기 직전 대형마트에 옷과 장난감을 제외하고 모든 물품이 동났다”며 “세 살이 된 아들은 무슨 상황인지 몰랐지만, 부모로서 난 공황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길고 힘든 시기가 시작될 거 같아 이날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할머니의 사랑

'할머니의 사랑'. 코로나19로 수개월 만에 할머니와 손녀가 유리창을 두고 재회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제공]
영국 런던에서 봉쇄령이 풀리고 수개월 만에 할머니와 손녀가 재회한 장면이다. 작가는 “이 순간 두 사람의 눈에 담긴 깊은 사랑과 기쁨, 그리움을 봤다”며 “창문으로 갈라져 있지만, 그들은 사랑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공동체를 위한 기도

'공동체를 위한 기도'. 영국에서 봉쇄령으로 교회가 폐쇄되자 한 성직자가 신도들의 사진을 두고 기도를 하고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제공]
영국 런던에서 봉쇄령으로 교회가 폐쇄되자 목사가 신도들의 사진을 두고 기도를 하고 있다. 목사는 “비록 우리가 물리적으로 모일 수는 없지만, 교회에 있는 신도들의 사진은 우리가 서로의 사랑과 기도 속에 여전히 함께 있다는 걸 공동체에 확인시켜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살배기·88세 ‘유리키스’···코로나가 알게해준 '사랑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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