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한국은 송편… 미국은 '추석’ 때 뭘 먹지?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0월 1일
  • 2분 분량

<조선일보>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입력 2020.10.01


미국 추수감사절 식탁의 주인공 칠면조./조선일보DB



미국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은 한국의 추석 같은 명절이다. 음력 8월 15일인 추석과 달리,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다. 추석에 송편이 빠지지 않듯, 추수감사절이면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서는 오븐에 구운 칠면조가 상에 오른다. 추수감사절을 ‘터키(Turkey·칠면조) 데이’라고 부를 정도다.


추수감사절은 17세기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첫 수확을 감사하며 기념한 데에서 유래했다. 1620년 영국을 출항한 청교도들은 오늘날의 미국 보스턴 남동쪽 플리머스(Plymouth)에 상륙해 식민지를 건설한다. 플리머스에서 맞은 첫 번째 겨울은 혹독하게 추웠다. 식량 부족과 질병까지 겹쳐 100여 명의 정착민 중 절반이 사망했다. 하지만 청교도들은 꿋꿋하게 어려움을 이겨냈다. 인근에 살던 원주민들도 옥수수 재배법을 알려주는 등 이들을 도왔다.


다행히 다음해인 1621년은 농사가 잘되었고, 가을에는 보급품과 추가 이민자를 실은 배도 영국에서 도착했다. 자신들의 생존과 식민지 정착에 대해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낀 청교도 정착민들은 원주민들까지 초대해 3일간 잔치를 벌였다. 이 잔치에 칠면조가 나왔다고 알려지면서 추수감사절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첫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당시 플리머스 식민지 책임 행정관이던 윌리엄 브래드퍼드(Bradford)가 남긴 첫 추수감사절 기록에는 야생 가금류와 사슴을 잡아서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칠면조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역사학자들은 칠면조일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훨씬 흔하고 사냥하기 쉬웠던 야생 오리나 야생 거위였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렇다면 하필 왜 칠면조가 추수감사절 테이블의 주인공이 됐을까? 칠면조는 북미대륙이 원산지. 추수감사절이 미국 건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명절인 만큼, 미국 토종 칠면조를 먹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칠면조와 함께 미국 추수감사절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펌킨 파이의 원재료인 호박(pumpkin), 크랜베리 소스에 들어가는 크랜베리(cranberry)도 미국이 원산지이거나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달걀·우유 생산에 필요한 닭이나 농사에 필수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는 소와 달리, 칠면조는 오로지 고기만을 위해 사육됐기 때문에 잡아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돼지고기처럼 너무 평범하거나 일상적이지 않아 특별한 날 먹기에 적당하기도 했다. 온 가족이 배불리 먹기 충분한 크기라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야생이 아닌 식용으로 사육된 칠면조는 평균 무게가 약 6.8㎏(15파운드). 국내에서 치킨으로 튀겨지는 닭이 대략 450~950g이니 6배가 훌쩍 넘는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