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비극 “코로나 걸려도 진료하라,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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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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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20.11.12
프랑스 종합병원 “확진 판정 받은 의사 증상 한 가지라면 계속 진료해라”

파리 북쪽 근교 스탱에 있는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코로나 환자를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EPA 연합뉴스
유럽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에 대해서도 근무를 계속하며 환자를 돌보라는 지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파리 동쪽 외곽인 센에마른주에 있는 4개 공공 종합병원 연합체를 말하는 GHEF는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라 하더라도 증세가 한 가지만 나타나면 계속 진료해도 된다”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
르파리지앵이 입수한 GHEF의 지침에는 면봉을 사용해 코로나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설사, 구토, 두통, 근육통, 코막힘 등의 증세 중에서 한 가지만 나타나면 진료를 계속해도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강제적인 지시는 아니지만 사실상 코로나에 감염됐더라도 진료를 계속 해달라는 병원측의 요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워낙 많은 코로나 환자가 쏟아지면서 의료진 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르파리지앵은 일부 병원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로나와 무관한 질병을 앓는) 환자들이나 다른 의료진에게 코로나를 옮길 수 있는 위험한 지시”라고 보도했다.
앞서 벨기에에서도 보건부 차원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이라고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이면 계속 근무해달라고 요청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따라 벨기에의 일부 종합병원들은 무증상 감염인 의사·간호사들에게 계속 출근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국의 공공 의료 체계인 NHS(국가 보건 서비스)는 코로나에 걸렸거나 확진자를 접촉했다는 이유로 자가격리하는 의료진이 많아 사상 최고 수준인 6%대의 의료진 결근률을 기록하고 있다. 근무하지 않는 의사·간호사가 잉글랜드에서만 하루 2만명대에 달한다. 당연히 일선 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연일 코로나를 둘러싼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은 유럽에서 누적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30만명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그중 가장 인명 피해가 큰 나라인 영국에서는 이날 코로나 누적 사망자가 5만명을 넘었다. 프랑스는 누적으로 186만여명의 확진자가 집계돼 러시아(183만여명)를 5위로 내리고 미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코로나 환자가 넷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이탈리아는 이날 세계에서 열번째로 확진자 100만명을 넘긴 나라가 됐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파리에 상주하며 유럽 소식을 전하는 유럽특파원입니다. 유럽에 관심 있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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