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성당 가득 채운 5000명…다름 아닌 코로나 희생자였다
- senior6040
- 2020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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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06/14

페루 리마 대성당 내부 곳곳에 수천장의 얼굴 사진이 붙은 채 미사가 열렸다. 사진 속 인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였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를로스 카스티요 대주교의 집전으로 성체축일 미사가 진행되기 전 성당 측은 유족들에게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사진을 받았다. 사진은 5000장이 넘게 모여 신도석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성당 내벽과 기둥에도 붙었다.

이날 성당 안에는 숨진 이들의 사진 외에 다른 신자는 없었다. 엄격한 코로나19 격리조치를 유지 중인 페루에선 현장 미사가 아직 금지돼 있다. 대신 이날 미사는 국영 TV와 인터넷 등에서 생중계됐다.
카스티요 대주교는 숨진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더 힘든 시간이 온다"고 경고했다. 오랜 봉쇄 속에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빈곤과 기아에 내몰린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대주교는 "앞으로의 죽음이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굶주림 때문이라면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3300만명가량인 페루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자는 22만9736명, 사망자는 6688명이다. 페부 정부의 발 빠르고 강도 높은 봉쇄 조치에도 중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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