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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에 규제 얹다니 가혹”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에 기업들 분통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8월 25일
  • 2분 분량

[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08/25


“부동산법도 그렇고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보세요. 거대 여당이 (경제계에) 통보하고 바로 통과시켜 버리는 식 아니었습니까? 입법예고 기간도 있고 국회 의결도 남아있지만, 의미없는 절차나 마찬가지죠.”


재계의견 반영없이 규제법안 대거통과


정부가 25일 국무회의에서 ‘경제민주화법’으로 불려온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했다는 소식에 한 기업인은 극도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 통과된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통합감독법은 ‘공정경제 3법’으로 불리는데, 경제계에선 ‘규제 3종세트’로 통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악화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재계는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6~7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열심히 의견을 냈지만 의결된 법안을 보니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 정부가 형식적으로만 의견을 청취했을 뿐, 정작 기업 현장의 목소리는 모두 외면한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실제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 때 제출된 내용과 같다. 또 다른 제조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직원들도 건사하기 힘들 정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지금 이런 규제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 살리기에 나섰는데 우리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례로 다중대표소송제(상법)에 대해 A기업 관계자는 “헤지펀드나 특정 세력이 주가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지주사 지분 0.01%를 모아 자회사에 소송을 하고 헐값에 주식을 사 단기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연중 소송 남발로 기업의 경영에 부담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이 지주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늘리도록 한 것도 부담이다. 국내 5대 그룹에 속하는 지주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업들마다 유망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해야 하는데, 유보자금을 투자나 신사업 발굴, 일자리 창출이 아닌 생뚱맞게 자회사 지분율 늘리는 데 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로 인한 ‘중복수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10대 기업 관계자는 “지금도 사법부 외에 공정위·국세청·감사원 등 유사 사법권력을 휘두르는 기관이 많은데 앞으로 공정위 조사와 검찰 수사를 동시에 받는 상황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처벌을 받지 않는다 해도 조사·수사 과정을 치르며 낭비되는 자원의 손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에 규제 얹다니…가혹"


경제계의 분통에도 불구하고 법안들은 연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개헌 빼고 모든 법을 단독 통과시킬 수 있는’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공정경제’를 상징하는 법안들을 통과시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인데,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제쳐두고 규제위주의 법안만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경제계에 매우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국회 통과 전 진지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이외에도 다수의 규제 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동 관련 법안 3개가 대표적이다. 골자는 해직자와 실직자의 노조 가입 허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는 ‘해고자의 노조 가입이 가능해지면 사측의 인사권이나 징계권은 사실상 무력화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입법을 밀어붙일 생각이다.


이 밖에 기존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도 의무휴업을 하게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기업에게 택배 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된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등 언택트 소비가 대세가 됐는데 엉뚱하게 오프라인 유통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죽어가는 기업들을 데 두 번 세 번 죽이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세완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은 타이밍인데 지금이 과연 공정경제 3법을 시행하기 적합한 시기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기업들이 업종변환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 규제까지 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경제가 회복한 뒤에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법을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소아·강기헌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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