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에 연탄 후원도 ‘뚝’…연탄 쓰는 저소득층 어쩌나
- senior6040
- 2020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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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10/06
강원지역 지난달 연탄 후원 2만장에 불과 지난해 9월 10만장 비교하면 5분의 1수준 불안해하는 어른신 위해 쿠폰 만들어 배포

“올해 연탄 기부가 5분의 1로 줄어 연탄은 못 드리고 연탄 나눔을 약속하는 ‘연탄은행 쿠폰’만 드렸습니다.” 7일 오전 강원도 원주시 원인동의 한 주택가. 자원봉사자들이 등짐에 연탄을 가득 올린 채 노인들이 사는 집을 방문해 창고에 연탄을 쌓았다. 이날 원인동 세 가정에 전달한 연탄은 각 50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구당 150장의 연탄이 배달됐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부가 줄면서 나눌 수 있는 양이 크게 줄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하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강원지역 연탄 기부 현황은 2만장으로 지난해 9월 10만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 17일 ‘연탄 나눔 재개식’ 당일엔 원인동 일곱 가구에 각 150장의 연탄을 전달했는데 후원이 늘지 않아 지난 3일 100장, 7일 50장으로 지원 양을 줄였다. 연탄은행 측은 최근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연탄을 급하게 필요로 하는 가정에 30장씩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쿠폰 받으니 그나마 안심"

연탄은행 허기복(63) 대표는 “연탄 사용 세대는 대부분 저소득층에 고령의 노인이 많아 기온이 떨어지면 도움이 절실한데 후원이 없어 가구당 지원 규모를 대폭 줄였다”며 “각 가정에 급한 대로 30장씩 우선 지원하고 이른 시일 안에 연탄을 드리겠다는 의미로 쿠폰을 지급해 어르신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탄 대신 쿠폰을 받은 박모(85) 할머니는 “연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올해 연탄을 못 받는 게 아닌가 불안했는데 연탄은행에서 쿠폰을 나눠줘 그나마 안심된다”고 말했다. 서울 연탄은행의 경우도 지난달 12일 연탄 나눔 재개식을 열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연탄 기부가 들어오지 않아 재개식을 2주 연기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어렵게 재개식을 열었는데 연탄이 부족해 15가구에 100장씩만 전달했다. 일부 가구엔 10월까지 연탄을 전달하겠다는 쿠폰을 나눠줬다. 당시 쿠폰을 받은 가구는 200가구가 넘는다. 여기에 각 지역 연탄은행마다 자원봉사자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봉사 땐 매번 100명 안팎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10~20명이 참가하는 것이 전부라 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탄 자원봉사자도 크게 줄어

이 밖에 지역 내 유일한 연탄공장이 폐업하면서 비상이 걸린 곳도 있다. 강원 춘천시의 경우 지난 7월 육림연탄이 급격한 생산성 악화로 폐업하면서 연탄 사용 세대들이 혹독한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육림연탄은 춘천ㆍ홍천ㆍ화천ㆍ양구지역에 연탄을 공급해왔다. 육림연탄 폐업으로 이 지역 주민들은 충북 제천이나 수도권 등 타 시ㆍ도에서 연탄을 공급받아야 해 배달료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연탄을 사용하는 한 주민은 “앞으로 연탄을 먼 곳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장당 100~200원을 더 내내야 한다”며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지난해 연탄은행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만347가구가 연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만9848가구로 가장 많고, 강원이 2만2161가구에 달했다. 이어 충북 7598가구, 경기 7452가구, 충남 7384가구, 전남이 7277가구로 뒤를 이었다. 연탄 사용 가구 형태별로는 전체 가구의 85%인 8만5872가구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인 것으로 분석됐다. 원주ㆍ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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