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치매 아버지와 두 딸, 7년간의 감동적인 이별 이야기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5월 25일
  • 1분 분량

<국민일보>입력 :2020-05-25


日 가족영화 ‘조금씩, 천천히 안녕’ 27일 국내 개봉



‘가족’을 떠나 사는 사람은 없다. 원하든 원치 않든, 가족이 있든 없든 사람은 가족의 울타리 혹은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을 다룬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다.


담담하게 가족의 모습을 담는 일본 가족영화는 국내외에 두꺼운 팬층을 가치고 있다. 으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떠올리기 쉽지만, 스타 감독이 한 명 더 있다. 상업영화 데뷔작 ‘행복 목욕탕’(2016)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작품상 등을 석권하고 ‘포스트 히로카즈’라는 타이틀을 얻은 신예, 나카노 료타 감독이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조금씩, 천천히 안녕’(사진)은 료타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또 하나의 웰메이드 가족극이다.


영화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 쇼헤이(야마자키 쓰토무)와 7년에 걸쳐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린다. 아내 요코(마쓰바라 지에코)가 쇼헤이의 생일에 큰딸 마리(다케우치 유코)와 둘째 딸 후미(아오이 유우)에게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살던 딸들은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며 오히려 위로를 얻는다.


일본 작가 나카지마 교코의 소설 ‘긴 이별’이 원작이다. 비극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신파는 없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치매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으레 겪는 고단함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따뜻함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만 일본 가족극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잔잔한 시퀀스에도 배우들의 호연 덕에 128분 러닝타임이 훌쩍 지나간다. 복잡하지 않은 시간 순행적 구성도 몰입을 돕는다. 원작의 세 자매를 두 명으로 줄이고 10년의 세월을 7년으로 줄였지만 감동만큼은 여전하다. 이별의 아픔보단 이별의 시간이 다가와 더 빛나는 가족과의 지금을 생각하게 한다. 전체 관람가.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