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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에 가득 연탄 싣고"…바벨 대신 연탄 든 보디빌더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2월 20일
  • 2분 분량

[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12/19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영하를 밑도는 차가운 날씨에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한 골목길에 검은 점퍼와 장갑, 마스크 차림의 청년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쌓여있던 수백장의 연탄을 골목길 안으로 지게로 져 분주하게 날랐다. 청년들이 입김을 불며 한 지게당 6장씩(약 3.65㎏)을 지어 나른 지 한 시간여 만에 연탄이 쌓였던 자리는 말끔히 바닥을 드러냈다. 이날 연탄 배달에 나선 이들은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강민(29) 대표와 보디빌더인 직원들.


헬스장 운영 청년들 연탄 배달


20일 김 대표는 "독거노인들이 연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릴 전해 듣고 600장을 기부하게 된 것"이라며 "마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헬스장 문도 닫은 터라 직접 배달까지 하게 됐던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 대표는 연말을 앞두고 어떤 나눔을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이미 김 대표와 직원들은 분기마다 헬스장 수익금으로 기부·봉사를 펼쳐왔다. 지난여름에는 이웃에 마스크를 나눠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독거노인들 소식을 접하고 직원들한테 연탄 기부를 물었더니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며 "인천연탄은행에 연탄을 기부했는데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산곡동의 주택가에 전달한다길래 우리가 직접 현장에 가 연탄을 날랐다"고 말했다. 이날 지게를 맨 박정균(29)씨는 “평소 운동을 해서인지 크게 무겁거나 힘들지는 않았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했다.


연탄을 전달받은 이웃들도 감사를 표했다. 20년째 연탄을 지원받고 있다는 배모(61)씨는 “연탄 나눔이 늦어져 조마조마했는데 젊은이들 덕분에 올해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모(69)씨도 “날씨는 추워지고 연탄은 얼마 안 남아 걱정했는데 젊은이들한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탄 배달 봉사는 처음이었는데 다들 고마워하셔서 다행”이라며 “다음 분기에도 직접 몸으로 뛰는 봉사활동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연탄 기부 지난해 40% 수준에 그쳐


한편 인천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연탄 기부량은 지난해 대비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탄 나눔은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한다. 12월 말은 지원 대상 가구에 연탄 300장을 한 번씩 전달하고, 두 번째 나눔을 시작하는 시기다. 겨울을 나려면 보통 한 가구당 연탄 1300장 정도가 필요하다는 게 연탄은행 측은 설명이다. 정성훈 연탄은행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 탓인지 기부도 적고 봉사자도 줄고 13년 만에 가장 위축된 상황"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조금씩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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