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일 파업' 마지막날 고발… 의사들 "계엄 선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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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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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허상우 기자 입력 2020.08.29
[의료계 총파업] 칼 빼든 정부, 칼 가는 의사
정부는 28일 "의사 단체의 집단 휴진 관련 수사 사항은 각 지방경찰청이 직접 지휘한다" "중대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의사들의 파업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고기영 법무부 차관, 송민헌 경찰청 차장이 정부 대책을 공동 발표했다. 이날 복지부는 진료 복귀를 위한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은 수도권 병원의 응급실 전공의(인턴과 레지던트) 10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공의들의 모임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고발 조치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성명을 내고 "마치 계엄령을 선포하는 독재 정부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하루짜리 1차 총파업에 이어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사흘간의 2차 총파업을 이날 종료했지만,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철회 등 의료계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 달 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전공의는 지난 21일부터, 전임의(레지던트를 마친 의사)는 지난 2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의협 차원의 무기한 파업까지 예고됐다. ◇강경한 정부의 대응 방침 변함없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표를 제출하더라도 사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경우 의료법에 따라 형사처벌 될 수 있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집단 사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했다. "전공의협의회가 업무개시명령을 회피하기 위해 전공의들에게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외부 접촉을 차단하라는 행동 지침을 내린 것은 의료법 위반 교사 내지 방조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고발장 vs 사직서 - 김현숙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전공의 10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했다는 고발장을 제출했다(왼쪽).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생명연구원 내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사무실에서는 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작성하는 등(오른쪽) 정부와 전공의 간 갈등이 이어졌다. /김지호·고운호 기자
복지부는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90%가량이 오는 9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응시를 취소한 데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시험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또 업무개시명령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병원 30곳에 현장 조사를 나가기로 해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전임의들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의대 교수들도 반발 기류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의 동네 의원 휴진율은 6.5%로 이번 총파업 기간(26~28일) 중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의과대학과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 전임의들이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을 지지하며 사직서를 모으고, 교수들도 "정부의 대응이 과하다"며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이날 고려대 구로병원 전임의 43명이 "전공의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힘을 더해 주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집단 사표를 내는 등 대형 병원 전공의·전임의들의 집단 사표가 이어졌다. 의대와 대형 병원 소속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참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속 임상교수 19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잘못된 의료 정책을 막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담보로 나선 후배와 제자들을 향한 정부의 겁박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지방 사립대학 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교수들도 제자들에게 동조하고 있다"면서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료를 보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들은 진료 축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들은 "다음 주 1주일간 연기가 가능한 외래 진료를 축소하고 입원 환자 진료에만 집중하겠다"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외래 진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들도 "학생들이 불이
익을 받을 경우 스승으로서 교수들이 단호하게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파업에 동조한다면 진료 공백으로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의료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 한양대 의대 교수들은 "복지부가 고발한 전공의 10명 중에는 중증 코로나 응급 환자 진료 과정에서 확진자에게 노출되어 자가 격리 후 복귀하자마자 고발당한 전공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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