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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69세' 예수정 "노인 성폭행 소재, 나 조차 진짜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8월 19일
  • 2분 분량

<스포츠조선>기사입력 2020-08-1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예수정이 영화 '69세'의 소재와 극중 인물에 대해 말했다.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 영화 '69세'(임선애 감독, ㈜기린제작사 제작). 극중 69세의 성폭행 피해자 심효정 역의 예수정이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연극 무대를 거쳐 영화 '침입자', '신과 함께-죄와 벌', '허스토리', tvN 드라마 '비밀의 숲',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의 작품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연기 인생 42년차 명품 배우 예수정. 그가 한국 영화에서 단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노년 여성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69세'를 통해 관객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깊은 화두를 던진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효정은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옷을 차려 입고 늘 정갈한 자세를 유지하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노인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고 있는 69세 노인. 어느 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9세의 젊은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과 주변 사람들은 효정을 치매 환자로 매도하고 법원 역시 나이 차이를 근거로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효정은 현실에 굴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어 가해자를 향한 일갈은 준비한다.


이날 예수정은 '노년 성폭행'이라는 생소한 소재에 대해 "처음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 또한 '진짜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작가가 글을 썼을 때는 어느 정도 실화를 듣고 쓰지 않았을까 싶어서 작가에게 '픽션 아니죠?'라고 물으니 아니나 다를까 신문기사에서 본 실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신문기사를 통해 본 사건인데, 우리나라는 아니고 해외에서 이런 성폭행 사건을 봤다고 하시더라. 진짜 피해자분은 효정과 달리 자살을 했다고 하더라. 여러 곳에 신고를 했는데 영화의 상황처럼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안타깝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더라. 감독님께서 이 사건이 머리 속에 떠나지 않아서 글을 썼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안타까운 선택을 했던 실화 속 피해자와 달리 꿋꿋이 자신의 일을 거러나가는 효정의 모습을 통해 노년의 존엄성을 보여주는 '69세'. 예수정은 "모두가 개인적인 삶을 살아도, 모두가 사회적인 인물을 느끼않나. 극중 효정의 곁에는 기주봉 선생님이 연기하신 동인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존재가 효정에게는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라며 "효정 역시 오롯이 혼자 였다면 피해를 당한 후에도 그렇게 용기 있게 입을 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동인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친구든 가족이든 다른 존재와의 연대감은 중요한 것 같다. 사람으로서 한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리고 또한 효정이 강인한 삶의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큰 축에는 어렸을 때부터 떨어져 살고 있는 딸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움에 대한 힘은 인생에 있어서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 관련되 효정의 구질구질한 과거가 나오지 않는게 이 영화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늘 사회적인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을 선호한다는 예수정은 "사회적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사실 저는 평상시에 굉장히 개인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뭘 사회적으로 해나가기 보다는 그냥 눈내 눈앞에 떨어진 내 머리카락이나 제대로 줍자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작품으로나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나는 모두가 개인적으로 자신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 괜히 광화문 나가서 문제 일으키지 말고 우리의 소중한 태극기를 광장에서 모여서 누덕질 하지 말고 그냥 눈 앞에 자신이 떨어뜨린 머리카락이나 제대로 줍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69세'는 '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 수십 편의 장편 영화에 참여한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의 임선애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김중기,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오는 20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주)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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