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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 구치소..정부의 실패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2월 29일
  • 2분 분량

[중앙일보]입력 2020.12.29 오병상 기자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761명으로 집계된 29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자필로 쓴 글을 취재진에게 보이고 있다. 종이에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편지) 외부발송 금지'라고 적혀있다. 뉴시스


동부구치소가 코로나 지옥으로..법무부가 기본도 못한탓 코로나로 정부역할 더 중요해져..정치인 역할도 더 막강해져



1.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서울동부구치소가 코로나 지옥이 되었습니다. 3차례 전수검사할 때마다 환자가 수백명씩 늘어나 지금은 수감자의 30%가 확진을 받았습니다.

거의 모든 수감자들이 접촉자이기에 격리가 무의미합니다. 격리 차원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옮긴 음성 수감자들이 확진판정을 받는 바람에 전국 구치소가 난리입니다.


2.

역시나 인재입니다. 교정시설 관장하는 법무부가 기본수칙조차 안지켰습니다.


코로나에 취약한 시설임에도 대비에 소홀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직원이 확진판정 받았을 때 빨리 대응못하고 미적거렸습니다. 30일까지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법무부는 전수검사가 늦어진데 대해 ‘서울시와 송파구가 지켜보자고해 늦었다’고 책임을 미루었습니다.

서울시가 ‘규정에 따라 협의했는데, 법무부에선 참석자도 없었다’며 펄쩍 뜁니다.


3.

마침내 29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혈액투석환자인 윤창열(66)씨가 23일 확진판정 받고 27일 숨졌습니다. 윤씨는 수백억 분양자금을 빼돌린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주범입니다.

벌을 받아 마땅한 범죄자이지만..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도 꼼짝 못했을 좌절감이 짠합니다.


4.

코로나가 이미 많은 것을 바꾸었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 중에서 분명한 변화는 정부의 역할입니다.

정부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고, 또 그렇다는 것을 국민들이 절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5.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거만은 NYT 칼럼에서‘코로나로 레이거니즘이 끝났다’고 주장했습니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작은 정부’시대가 끝났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커졌기에..


이는 정부 역할에 대한 질적 전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을 의미합니다.

재난지원금이 앞으로도 계속 지급될 겁니다. 재원마련을 위해 세금은 더 많아지겠죠.


6.

따라서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도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질 겁니다.


돈 많이 쓰는 큰 정부, 국민의 삶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부가 되면 당연히 대통령과 선출직(단체장 국회의원)이 더 막강해지고 중요해집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을 ‘Master Science’라고 말했습니다. 2300년전‘Master’란 노예를 부리는 주인, 곧 결정권자입니다.


21세기엔 유권자가 Master입니다. Master 노릇 잘못하면 노예가 됩니다.

〈칼럼니스트〉


[출처: 중앙일보] [오병상의 코멘터리] 코로나 구치소..정부의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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