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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추미애, 강경화..그리고 나훈아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0월 6일
  • 2분 분량

[중앙일보]입력 2020.10.05 오병상 기자


지난 9월 30일 KBS 2TV에서 방송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나훈아' 캡처화면.논란이 된 나훈아의 정치적 멘트. 다 계산된 발언이다. [연합뉴스]


추미애 아들, 강경화 남편 문제는 특권 불공정에 대한 분노

나훈아는 반대로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전국민적 갈채 받아


1.


명절 휴가 기간중 뉴스의 인물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남편과 가수 나훈아입니다.

그리고 몇달을 끌어온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얘기도 (추석전 검찰의 불기소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


이들 세가지 뉴스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정의입니다. 세 뉴스는 모두 우리사회 공정성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 결여에 대한 분노와 이를 바로잡을 정의에 대한 요구는 매우 높아졌습니다.

2010년 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덜)라는 책이 미국에서 10만부 팔렸는데 우리나라에서 200만부 팔리는 기현상이 그냥 벌어지는게 아닙니다.


3.


정의란 기준으로 봤을 때 계속 심각해지고 있는 사안은 추미애 장관 아들(서 일병) 문제입니다.

검찰이 불기소의 근거로 내세웠던 사실이 흔들리는 보도가 오늘(5일)도 이어졌습니다. 서 일병의 탈영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검찰은 서 일병의 2차 휴가가 끝나기 전에 해당부대 지원장교(김대위)가 서 일병에 전화해 ‘휴가가 연장됐다’고 설명해줬다고 했습니다.


2차 휴가 끝나기 전에 3차 휴가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2차 휴가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지 않은 것이 탈영(미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대위는 ‘(2차 휴가 끝나기 이전 시점에서) 서 일병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어떻게 통화하나’라고 검찰에 진술했으나 검찰에서 이를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김 대위 주장은 이 사건을 고발한 당직병장의 진술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서 일병에 유리한 진술 중심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린 셈입니다.


4.


검찰이 기소독점권을 가진 상황에서 무혐의라며 기소를 안하니 다음은 국회가 나서는 것입니다.

야당에서 김대위와 당직병장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여당이 이를 모두 거부했습니다.

야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이 ‘증인채택이 안된 책임을 지겠다’며 간사직을 사퇴했습니다. 여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밀고가겠다고 하면 야당은 방법이 없습니다.

추미애 장관의 거짓말이라는 도덕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아들의 탈영이라는 범죄행위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의혹들마저 뭉개지고 있습니다. 국방부에 이어 검찰과 국회에서..


5.


이에 비하자면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사건은 경미합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다만 장관 남편이란 사람이 눈치와 염치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윤리적인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민감한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해 UN에서 발간하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56개국 가운데 54번째 행복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인생선택자유도’란 항목에선 144위를 기록했습니다. 자기 인생에서 자기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는 점에서 세계 최하위. 제도와 관행이 그만큼 기회를 제약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얘기입니다.

6.


이일병 사건은 이러한 국민적 인식에 코로나라는 특수상황까지 겹친 와중에 터졌습니다.

코로나로 발목 잡힌 국민들에게 요트 사러 미국 간다는 사람이 얼마나 미울까요. 요트라는 물건도 호화 놀이문화의 끝판왕이죠.

더욱이 그는 해외여행 자제를 요구하는 외무부장관의 남편입니다. 모두가 불편한 가운데 고통분담 대열에서 빠져나가는 이기심은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개천절 집회를 막기위한 광화문 차벽을 두고 지나친 조치라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코로나도 좋지만 지나치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입니다.

과잉이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겐 적용되고 누구에겐 적용되지 않는 불공정이 더 문제입니다.

7.


나훈아는 이런 맥락에서 정반대이기에 전국민적 환호를 받았습니다.


나훈아는 특권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유행가 가수라는 위치를 지켰습니다. ‘연습만이 살 길’이라며 목소리와 몸매를 잘 관리했습니다.

출연료도 받지 않았습니다. ‘돈 받으면 방송국 시키는대로 해야한다’며. 대신 프로그램 연출에서 편집까지 자신의 메시지를 철저히 관철했습니다. 정치적 멘트도 의도된 것입니다.

가황이니,가왕이니,누가 더 노래를 잘 하니, 촌스럽니..등등은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스스로 노력해서 오른 자랑스런 자리에서 스스로를 낮출줄 알았기에 갈채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곤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참 영리한 신비주의 전략가입니다.

〈칼럼니스트〉


[출처: 중앙일보] [오병상의 코멘터리] 추미애, 강경화..그리고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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