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여론&정치] ‘영끌’에 지친 30대가 흔들린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1월 2일
  • 2분 분량

<조선일보>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입력 2020.11.03


한국갤럽 조사에서 3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월에 82%까지 치솟았지만 지난주엔 42%로 반 토막 나면서 현 정부 들어 최저치로 하락했다. 반면 절반가량인 47%가 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30대의 부정 평가는 최근 알앤써치 조사에선 53%, 리얼미터와 리서치뷰 조사도 각각 51%로 과반수였다. 40대는 여전히 문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웃돌며 친문(親文)이 다수였지만, 40대와 함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리던 30대는 반문(反文)이 다수로 바뀌었다.


ree

홍영림 '여론&정치'/30대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 평가 추세



30대의 민심 악화는 부동산 실정(失政)의 영향이 크다. 내 집 마련을 시작하는 연령층인 30대는 최악의 전세난과 집값 공포 때문에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영끌 패닉 바잉’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결혼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눈물의 글이 올라왔다. 얼마 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30대 10명 중 8명(79%)이 정부가 주거 및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갤럽 조사에선 30대의 대다수(75%)가 ‘앞으로도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대 못지않게 공정성에 민감한 30대는 최근 정치 이슈와 관련해서도 여권(與圈)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30대는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잘못하고 있다’(59%)가 ‘잘하고 있다’(28%)의 두 배 이상이었다. 민주당이 귀책 사유가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당헌을 고치면서까지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7월 말 SBS 조사에서 30대는 ‘당헌대로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50%)가 ‘당헌 개정 후 공천해야 한다’(40%)보다 높았다.


그래도 여당은 그동안 ‘묻지 마 지지’를 보냈던 30대가 야당 지지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도 집토끼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7월 말 갤럽 조사에서 30대는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여당 당선’(39%)보다 ‘야당 당선’(47%)을 원한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지난 4월 초엔 총선에서 ‘여당 당선’(63%)을 ‘야당 당선’(27%)보다 원한다는 응답이 갑절 이상이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금의 30대는 20대였던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가 66%에 달했고 이후에도 현 정권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다. 여당이 2016년부터 네 번 연속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것도 30대를 중심으로 청년 세대의 몰표가 일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4년 차로 접어들면서 지금까지 여권에 보냈던 기대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핵심 지지층이 흔들리면 정권은 레임덕에 빠진다. 정부와 여당은 30대가 등을 돌리는 현상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