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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나전칠기’ 반대했다 쫓겨난… 박물관맨의 귀환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1월 2일
  • 2분 분량

<조선일보>허윤희 기자 입력 2020.11.0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 민병찬, 孫 “나전칠기 구입하라” 반대해 경주박물관장으로 사실상 좌천


1일 발탁된 민병찬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소신파 박물관맨’의 금의환향 인사가 1일 문화계 화제로 떠올랐다.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발탁된 민병찬(54) 국립경주박물관장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손꼽히는 불교미술사학자이자 1989년부터 31년 동안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한 민 신임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연구기획부장, 학예연구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전문성과 리더십, 소신과 포용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 박물관 조직을 꿰뚫고 있는 데다 신망이 두터워 따르는 후배 학예직이 많다.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논란’ 때 민 관장의 소신이 주목받았다. 2018년 학예연구실장 재임 중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현대 미술품 구입을 종용하자 강하게 반발했다가 경주박물관장으로 전격 교체<본지 2019년 1월 22일 A1면>됐다. 당시 복수의 문화체육관광부·국립박물관 관계자들은 “배기동 관장이 부임 직후부터 ‘나전칠기를 비롯한 현대 공예 미술품을 구입하라’는 주문을 직원들에게 수차례 해왔고, 민 실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본래 고고학·역사학·미술사 연구와 전시를 표방하는 기관인 만큼 현대 미술품 구입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과 유물 수집 범위가 겹치기 때문에 구입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며 “손 의원의 강요에 굴하지 않은 학예실장이 사실상 경주로 쫓겨난 것”이라고 전했다.


민 신임관장은 박물관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도 꼽힌다. 일본 국립박물관, 대학 내 연구자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향후 한·일 교류를 잇는 기획전이 기대된다. ‘고려불화대전’ ‘고대불교조각대전’ 등 굵직한 특별전을 기획해 호평받았다. 특히 지난 2010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고려불화를 한자리에 모은 ‘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 특별전은 고려불화의 세계적 가치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전시팀장이었던 민 관장은 일본 내 사찰과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소장자를 끈질기게 설득해 대여 승낙을 받아냈다.

민 신임관장은 1일 본지 통화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지금까지는 외연을 넓히는 하드웨어에 집중했다면 이제 소프트웨어인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할 때”라며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서 소장품의 가치를 높이고 품격 있는 전시로 국민들에겐 문화적 자긍심을, 외국인들에겐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문화재, 고미술을 주로 취재하고 씁니다. 연중 기획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기획팀장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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