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률 한달새 6배 껑충, 월세대란도 터졌다
- senior6040
- 2020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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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정순우 기자 입력 2020.10.24
월셋값 상승률 한달새 6배 껑충… 서울 아파트 매물도 57% 급감, 전세대란 이어 임대차법 후폭풍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상가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월세 매물 게시판 /조선일보 DB
서울 강남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31)씨는 최근 회사 근처에 월셋집을 구하다가 ‘이렇게 살아서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는커녕, 방 한 칸짜리 낡은 오피스텔도 월세가 10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매달 월세로 내고서는 평생 모아도 전셋집도 못 구할 판"이라고 했다. 결국 그는 회사까지 1시간 넘게 걸리는 경기도에 월셋집을 마련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를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 7월 말 시행된 후, ‘전세 대란’을 넘어 이제 월세 시장마저 들썩이고 있다. 2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8% 급등,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0.12%) 대비 상승률이 6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월 0.78% 상승세가 1년간 이어지면 전체 월세 시장의 평균 가격이 10%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수도권 월세 상승률도 지난달 0.6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월세 급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하왕십리 센트라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보증금 2억원·월세 210만원에서 9월엔 보증금 3억원·월세 23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는 6월에 보증금 13억원·월세 120만원에서 10월엔 보증금 13억원·월세 210만원으로 급등했다.
월세 상승은 치솟은 전세 보증금을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이 월세로 몰리며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실거주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월세 매물은 줄어든 영향이다. 석 달 전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57.2% 급감했다.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을 지난 8월 4%에서 2.5%로 낮췄지만,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월세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임대차법 개정 충격이 전세 대란에 이어 월세 시장으로까지 번졌다”며 “반(反)시장적 정책의 부작용이 서민 피해로 귀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정확하고 친절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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