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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카페] 코로나 취약유전자, 네안데르탈인에서 왔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7월 6일
  • 3분 분량

<조선일보>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0.07.06 07:59


유럽 중증 환자 분석에서 6만년 전 넘어온 유전자 6개 확인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네안데르탈인 복원상. 인류의 사촌격으로 4만년 전 돌연 멸종했다./Science


6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물려준 유전자가 코로나 증상을 더 심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는 왜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도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새롭게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휴고 제베르그 박사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의 스반테 파보 박사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논문 사전 출판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코로나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6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들을 더 많이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3번 염색체에 남은 古代 유전자가 원인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먼저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했지만 4만 년 전 돌연 멸종한 원시 인류이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코로나 증상이 심한 사람 약 2000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3번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 6개가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염색체에 있는 DNA는 두 가닥인데 양쪽에 모두 해당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코로나 증상이 세 배나 더 심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유전자가 5만년 전 크로아티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같은 형태임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는 6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유라시아로 이주하면서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전해졌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인류의 조상은 이주하는 곳마다 먼저 살던 사람들과 피를 나누면서 유전자도 교환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인을 제외한 현대인의 DNA에는 4만년 전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지분이 1~4% 들어 있다. 다 모으면 네안데르탈인의 DNA는 현대인에 약 20%가 남아있다.


코로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보유 비율. 빈 원은 해당 유전자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bioRxiv


◇ 인도·방글라데시 특히 위험 가능성 높아 연구진은 지역에 따라 코로나와 연관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3번 염색체에 있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6개는 오늘날 방글라데시인은 63%가 최소한 한 벌씩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DNA 두 가닥 중 한쪽에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있다는 말이다. 인도 등 남아시아인들은 약 3분의 1이 이 유전자군을 물려받았다. 반면 유럽인은 해당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8%에 불과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인도 4%에 그쳤다. 아프리카인은 아예 없었다. 이 연구에 따라 국가별로 분석을 한다면, 인도로 퍼지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난다는 뜻이 된다. ◇토착 바이러스에 대항하다 역효과 낸 듯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인류 진화과정에서 어떤 도움이 됐기에 지금까지 남은 것일까. 연구진은 남아시아에 먼저 적응한 네안데르탈인이 토착 바이러스에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물려줬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즉 해당 유전자는 고대 바이러스는 잘 막아냈지만, 코로나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나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오히려 병을 더 심하게 앓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말이다. 파보 박사는 영국에 사는 방글라데시계 사람들이 코로나 치사율이 높은 이유를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A형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코로나를 더 심하게 앓는다는 유전자 분석결과가 나왔다./ScienceABC


최근 과학자들은 유전자에 따라 코로나 증세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달 17일 유럽의 중증 코로나 환자 유전자 분석 그룹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혈액형이 A형인 환자는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O형은 경증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병원 7곳에 입원한 코로나 중증 환자 1980명과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 2381명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코로나와 연관된 혈액형 유전자들은 9번 염색체에 집중돼 있었다. 당시 연구진은 3번 염색체 유전자들도 코로나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유럽 연구진의 발표 후 지난주 다른 연구 그룹은 혈액형과 코로나의 관련성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혈액형과 코로나의 상관관계는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혈액형보다 3번 염색체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코로나와 더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藥과 毒 두 얼굴을 가진 고대인의 유전자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대부분 현생인류에게 해로웠다고 추정한다. 오늘날 인류에게 이들의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은 것이 그 증거이다. 반면 일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현생인류의 번성에 도움을 줘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지난 5월 파보 박사와 제베르그 박사 연구진은 유럽 여성의 3분의 1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호르몬 수용체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는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유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유전자도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받은 것들이 많다. 현생인류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주하면서 토착 바이러스와 만났을 때 이미 현지에 적응했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생존에 도움을 줬던 것이다. 물론 이번 3번 염색체 유전자들처럼 고대에는 바이러스를 막는 데 도움을 줬다가 지금은 오히려 면역 과잉으로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생겼다고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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