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감자튀김·네덜란드 대마초…이게 코로나 '생존 필수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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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29일
- 2분 분량
[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04/28
독일은 자전거, 이탈리아는 신문판매대
워싱턴은 꽃가게, 텍사스는 총기류

감자튀김을 사랑하기로 유명한 벨기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감자 재고가 남자 "일주일에 최소 두 번 감자튀김을 먹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맹 쿨스 벨기에 감자산업영농인조합 벨가폼(Belgapom) 사무총장은 이 매체에 "75만t의 감자 재고가 쌓여있다"면서 "이는 대형 트럭 3만개를 채울 정도로 충분한 양"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벨기에는 연간 150만t의 감자를 수출하는 감자 최대 수출국이다. 일반 식당이 문을 닫은 데다 팬데믹으로 감자 수출도 할 수 없게 되면서 재고가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벨가폼은 전 국민이 매주 2회 이상 감자튀김을 먹으면 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또 시가의 10분의 1 수준인 1t당 15유로(약 2만원)에 감자를 '떨이'로 판매하기도 했다.
코로나에도 감자튀김만은 포기 못 해

벨기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심각해진 지난달 초 대부분의 소매점 영업을 중단하면서 감자튀김 가게만은 예외 업종으로 지정했었다. '국민의 우울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내용을 전하는 보도(3월 18일)에서 "벨기에인에게 감자튀김 가게를 닫는다는 것은 국가의 영혼도 '셧다운'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코로나 초기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은 '셧다운 예외 업종'을 뒀다. WP는 "감염병은 우리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셧다운 예외 업종을 보면 국가별 '생존 필수템'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인의 와인 사랑 "와인 가게 없는 국가 따위 필요없어"

프랑스는 와인 소매점을 포함한 40개 생필품 업종을 예외로 뒀다. WP는 "프랑스인에게 와인 가게 없는 국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와인 가게들은 자체적으로 휴업을 결정하거나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한 패키지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생존 와인 팩'이라고 이름 붙은 패키지 상품도 나왔는데 6개나 12개 들이 와인을 구매하는 것이다. '와인 없이 못 사는' 프랑스인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네덜란드에서는 '국민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대마초 판매는 허용했다.
독일에서는 자전거 판매점을, 이탈리아는 신문 가판대 영업 업종을 예외로 뒀다. 잔 슈판 독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기차와 버스보다 자전거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은 셧다운이 됐지만, 고령자들이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신문 가판대는 예외로 뒀다.
텍사스는 총기, 워싱턴은 꽃가게
미국에서는 주별로 휴업에서 제외되는 필수업종이 달랐다. 텍사스 주지사는 총기 거래를 휴업 제외 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사회적 단절을 겪을 때 개인의 안전을 위한 무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에서는 골프장을 휴업 제외 업종으로 뒀다. "운동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캘리포니아주는 대마초를, 워싱턴·뉴햄프셔 등은 꽃 가게를 필수업종으로 지정했다. 마리화나 합법화를 위해 결성된 단체는 "대마초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치료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햄프셔 주지사는 "장례식 등에 쓰이는 꽃을 파는 가게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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