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6번째… 변창흠 청문보고서, 野 반대에도 채택
- senior6040
- 2020년 12월 28일
- 2분 분량
<조선일보>김형원 기자 입력 2020.12.28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반발에도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되는 26번째 장관이 될 공산이 커졌다. 앞선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채택 강행한 사례를 모두 합한 것(30차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야당은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성조차 결여된 사람까지 장관으로 임명할 거면 청문회는 뭐 하러 했느냐”고 반발했다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표결을 거부하며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표결을 강행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국토교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기립 표결로 의결했다.
민주당 국토위원들이 벌떡 일어서서 변 후보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채택에 반대한다면서 표결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재석 26명 가운데 찬성 17명, 기권 9명으로 가결됐다. 다만 청문보고서에는 야당의 요구에 따라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사유가 반영됐다.
민주당 소속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대해서 “기립 표결 할 건데 일어선 (야당)의원들은 찬성으로 집계된다”면서 밀어붙였고, 민주당 강준현 의원도 “의혹만으로 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면 많은 인재들이 등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김회재 의원은 “변 후보자는 12차례나 사과했고 더 이상 의미 있는 의혹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절차에 따라 변 후보자를 임명할 방침이다. 실제 정부 측은 야당의 반대와 무관하게 이날 오후 5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퇴임식까지 사전에 예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세균 국무총리, 이인영 통일부장관, 박지원 국정원장에 이어 26번째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하는 장관급 인사가 된다. 이번 정권의 임기가 아직 남은 상태에서 과거 박근혜(10명)·이명박(17명)·노무현(3명) 정부 때의 기록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 속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은 “이럴 거면 인사청문회는 왜 하느냐”면서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관계없이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선언”이라면서 “국회를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通法府)로 전락시키는 조치”라고 했다. 같은 당 배준영 대변인도 “야당 동의없이 임명되는 26번째 장관급 인사로, 이런 것을 의회 독재라 하지 않으면 무엇을 독재라 하나”라고 했다.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능력이 없다”면서 “청문회에서 국토·교통 분야의 전문성은 차치하고 도덕성과 품격에 많은 흠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들은 변 후보자의 인사 블랙리스트 작성, 부정채용 등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의당도 앞서 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현 정부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임명이 갈수록 늘면서 ‘청문회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26차례나 야당 반대를 묵살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은 어떠한 잘못이 있더라도 임명한다'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자를 가리켜 “걔가 조금만 신경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했던 변 후보자 과거 발언이 드러났다. 또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 막말 논란, 일감 몰아주기 등의 의혹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었다. 청문회장에서 그는 “못 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고 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여성들은 화장(化粧)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아침 식사가 조심스럽다는 의미”라고 해명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