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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되찾아준 자신감… 미국 “100% 이겨낼 수 있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2월 26일
  • 3분 분량

하루 20만명 안팎 확진, 코로나 최대 피해국에 반전의 희망


“내가 지금껏 받았던 크리스마스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이에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 시각) 코로나 백신을 맞은 미국 오하이오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응급실 의사 제러미 무어는 지역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역 소방 당국 의료 책임자인 랜드 매리엇 박사도 백신을 맞고 나서 “오늘은 내가 결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날”이라고 했다.


주한미군과 카투사가 맞을 백신은 도착했다 - 주한 미군이 접종하게 될 코로나 백신을 실은 화물기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해 컨테이너를 내리고 있다. 주한 미군은 미국인 장병뿐 아니라 한국인 카투사와 군무원 등 모든 주한 미군 구성원을 대상으로 접종할 예정이다. /뉴시스



이날 현재 미국 코로나 확진자는 1860만명, 사망자는 33만명이다. 최근에도 하루 2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이 전국에서 이뤄지면서 반전(反轉)의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오하이오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선 이번 주 3100명의 의료진과 고령자가 백신을 맞았다. 충분하지 않지만, 최일선 의료진들의 두려움을 덜어주고 있다. 응급 의료진인 스티븐 챔버는 “많은 사람이 우리가 실제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100%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여기에 있다”고 했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금껏 백신 약 1600만회분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백신 개발·배포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따라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전에 미리 생산됐던 백신들이 허가와 동시에 전국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지역 언론들은 텍사스와 콜로라도 등의 지역 소도시에서도 접종이 시작됐다는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나바호 원주민 자치구에서도 이번 주 들어 접종이 시작되는 등 백신이 미국의 실핏줄을 타고 본격적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날 코로나 대응을 진두지휘해 온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80세 생일을 맞자 CNN 방송 등은 생방송으로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 대응에 앞장서온 의료진과 과학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파우치로 향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파우치 소장 생일 축하 노래를 직접 불러 트위터에 올렸고,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12월 24일을 ‘닥터 앤서니 파우치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온라인에 ‘해피 버스데이 파우치’라는 해시태그를 올려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미 식품의약국이 처음으로 승인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모습을 드러낸 곳은 미 나바호 원주민 자치구가 주최한 온라인 간담회였다.

미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등에 걸쳐있는 나바호 자치구는 인구가 17만명(2010년 조사 기준)에 불과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만1800명에 달하고, 사망자 수도 762명이나 된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지역 신문은 나바호 자치구의 병원에도 3900회분의 백신이 공급됐다고 했다. 사막 같은 환경의 지역에도 코로나 백신이 본격적으로 전달되기 시작한 것이다.


불라 CEO는 이날 “우리는 나바호족 등 미국 원주민들이 특별히 코로나에 더 많은 피해를 당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백신보다 더 과학적인 돌파구는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영국에서 발견된 전염력 강한 변이 코로나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미 이 변이가 백신에 똑같이 반응한다는 자료를 갖고 있다”며 “백신이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나바호 지역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제프 대니얼은 백신을 맞은 후 지역 신문에 “터널 끝에 빛을 향해 가고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 찼다”고 했다. 미 존스홉킨스대에서 미국 원주민 감염병을 연구하는 로라 해미트 박사는 “나바호는 이 땅에서 (유럽인의 탄압과 전염병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원주민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이 백신은 커다란 희망을 주는 동시에 진정한 성취”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방관들에게도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앤젤로 카비요 소방국장은 정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방송 카메라 앞에 앉아 백신을 맞았다. 그는 이날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1200접종분을 가장 먼저 맞는 사람이었다. 그는 “(주사를 맞을 때)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다”면서 “굉장한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공개한 성탄 메시지에서 “우리는 코로나를 종식하고 수백만 목숨을 살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수백만 접종분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했다.


유럽에서도 오는 27일부터 EU(유럽 연합) 회원국 27국이 일제히 화이자 백신의 대규모 접종을 개시한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이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고, 다른 회원국들도 28일 또는 29일부터 백신을 놓기 시작할 예정이다. 인구 4억5000만명의 EU 각지에서 올해 안에 동시다발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새해를 맞는다는 얘기다. 앞서 EMA(유럽의약품청)는 지난 21일 화이자 백신에 대한 사용을 승인했다.


EU에 앞서 유럽에서는 비EU 회원국인 영국, 스위스, 세르비아가 이미 접종을 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오는 29일쯤에는 유럽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나라가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가 될 전망이다. 화이자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는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EU 회원국에만 1250만회분이 배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EMA는 1월 6일에는 미국 모더나 백신에 대한 평가 회의를 열어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러시아는 이달 중순부터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V’라는 백신을 자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중이다.


접종이 모두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미국에선 백신 1600만회분이 배포됐지만 이날까지 실제로 백신을 맞은 사람은 100만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백신의 배포 속도를 접종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이 이미 퍼진 코로나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워싱턴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이날 내년 4월 1일까지 미국인 56만명이 코로나로 사망할 수 있다고 예측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73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성탄 메시지에서 “(함께 모이는) 명절 전통을 건너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임 인원 수를 제한하고,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파리=손진석 특파원 파리에 상주하며 유럽 소식을 전하는 유럽특파원입니다. 유럽에 관심 있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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