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美·유럽·日 25억회분 확보… 한국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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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4일
- 2분 분량
조선일보 김민철 선임기자 이벌찬 기자 입력 2020.08.04
코로나 백신 구매서 뒤처진 한국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들이 아직 개발이 끝나지도 않은 코로나 백신을 선구매해 확보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고, 정부가 이렇다 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국 백신 입도선매 경쟁

영국 의약시장 조사업체 에어피니티(Airfinity) 집계에 따르면 미국·영국·일본 등이 제약사들에서 선구매한 코로나 백신 규모는 13억회 분량에 달했다고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현재 이 국가들이 추가 구매 협상 중인 백신까지 포함하면 최대 15억회 분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장기 계약한 물량까지 합치면 주요국들이 확보한 백신 물량은 25억회분 이상이다. 미국은 최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등에 최대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지급하고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 시 1억회 분량, 장기 옵션으로 5억회 분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은 얼마 전 화이자와도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연합(EU)도 사노피와 3억회 분량 공급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도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6000만명분(1억2000만회분)을 내년 상반기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백신을 선점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나오는 백신은 이들이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CEO는 백신 개발이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할 것에 대비해 국가마다 여러 제약사와 계약을 타진한 탓에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아직 확보 물량 '0' 우리 정부는 국내 자체 백신 개발을 지원하면서도 다국적 제약사 백신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보한 백신이 없는 상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국이 민간 분야에서 백신 개발 선두에 있다"고 말한 것이 무색하게 백신 개발에서도 주목할 만한 진척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선 제넥신이 지난 6월부터 1상과 2a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항체 형성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4월 문 대통령까지 나서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에서 "돈을 아끼지 마라. 끝을 보라"고 했지만 이제야 개발비 지원을 신청하라는 공고를 낸 단계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일부를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기로 하면서 백신을 구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다. SK바이오와 아스트라제네카는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국내 공급 노력'을 하기로 하는 내용을 넣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코로나 백신 후보 중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백신을 각국에 공평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도 가입했다.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사무차장은 지난달 31일 포럼에서 "코백스에 참여를 한 국가는 전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백신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약육강식의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국제기구를 통해 백신을 적절한 시기에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도 선구매를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성백린 교수도 "먼저 어떤 백신이 효과적이고 개발 확률이 높은지 전문가들과 협의해야 할 텐데 아직까지 논의하자는 얘기가 없다"며 "시간이 갈수록 다른 나라들이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신속하게 의사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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