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호의 시사분석] 코로나 19 백신 접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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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월 17일
- 2분 분량
[시카고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12/16 박춘호 기자

시카고에서도 1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팬데믹이 선언된 것이 3월 초니까 9개월이 걸린 셈이다. 정부가 정한 원칙에 따라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이 우선적으로 접종을 받게 된다. 이후 고령자와 필수업종 종사자 등으로 대상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번에 접종이 시작된 백신은 화이자사의 제품인데 곧 효능이 90% 이상으로 알려진 모더나사의 백신 역시 수일내로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접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되면 백신 공급이 늘어나 접종 받을 수 있는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물론 몇 개월의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코로나19의 고통이 서서히 잦아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희망의 신호(signs of hope)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카고 시는 15일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가격리 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단축했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 확진율이 높은 지역을 다녀오거나 그 지역 주민이 시카고를 찾게 되면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그런데 격리 기간을 10일로 줄인 것이다. 물론 이 단축 조치가 주간 여행을 장려하거나 지역간 이동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아니다. 연방정부의 지침 변경에 따라 격리 기간을 줄인 것이고 시카고 역시 이에 동참하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가장 우려했던 추수감사절 이후 확진자 폭증은 아직까지 발생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위안거리다.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인 11월29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2주가 막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확진자의 증가세는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주의 코로나 19 확진자 추세를 보면 최근 며칠내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확진율도 10% 미만을 찍고 있다. 이에 반해 사망자수는 10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중증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주 보건당국은 1주는 더 지나야 추수감사절의 영향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가드를 내리기에는 이르다는 점은 3차 유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사례를 견주어 봤을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K 방역이 성공했다고 내세우던 한국은 최근 며칠새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고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제한 조치를 강화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바이러스는 작은 틈새라도 있으면 파고들어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지기에 속단할 수 없다. 시카고의 경우 교도소내 감염이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쿡카운티 교도소에서 12월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재소자와 직원은 모두 3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10일 피크를 이룰 당시 307명보다도 많은 것이다. 즉 지난 봄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 쿡카운티 교정국은 늘어나는 코로나 19 확진자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재소자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중형이 아니거나 보석금이 부족해 유치장에 머물면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재소자들을 풀어주고 모니터 시스템을 통해 관찰하는 방법으로 수감자를 줄였다. 또 수감자들은 가능한 1인 1실로 배정하고 시설내 거리두기 강화 등을 통해 전염병 통제에 나섰다. 물론 바이러스 테스트 횟수를 늘리고 방문자 제한 조치 등도 병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여름 이후 교도소내 확진자 수는 잦아들었지만 서둘러 내보낸 재소자들로 인해 커뮤니티 범죄가 늘어났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확진자 수가 늘어난다면 재소자를 이전처럼 쉽게 내보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언제나 취약계층을 타겟으로 삼는다. 노인이나 기저질환자 등 면역력이 없는 경우 쉽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 긴 고통의 터널 저편으로 밝은 빛이 보이고는 있지만 긴 겨울을 지나는 동안 약한 고리는 쉽게 끊어질 수가 있다. [객원기자]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source=&category=society&art_id=893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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