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독감백신 맞은 18세 돌연사… 정부는 사흘 뒤에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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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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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양지호 기자 입력 2020.10.20
사망 당일 보고받고도 안 알려
인천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이틀 만에 18세(2002년생) 남자 고교생이 숨졌다. 그동안 유통 과정에서 백신 상온 노출과 백신 주사기 내부 흰색 침전물로 올 겨울철 독감 백신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백신 관련 사망 의심 사례까지 나온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이 고교생이 숨진 뒤 사흘이 지나서야 이를 발표하면서 방역 당국의 정보 공개가 신속하고 투명한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관련 품질검사 및 현장 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지난 14일 인천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서 정부 조달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한 18세가 16일 오전 사망했다”고 했다. 그는 알레르기비염은 앓고 있었지만 기저 질환은 없었고, 접종 전후로 알레르기나 발열 등 특이 사항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16일 오전 자기 방에서 숨진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이 고교생이 접종한 백신이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저온 유통)이 깨졌거나 흰색 침전물이 나와 회수 조치한 106만명분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문제없는 백신을 접종한 건강한 18세 고교생이 백신 접종 이틀 만에 돌연사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독감 백신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으로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 청장은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이상 반응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은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도 “사(死)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으로 숨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이 이뤄져야 확인될 전망이다.
질병청은 고교생이 숨진 16일 당일 관련 보고를 받고도 사흘 뒤인 19일에야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 늑장 발표라는 지적에 질병청은 “보건소에서 기초조사와 시도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를 통해 보고한 결과를 정리해 이날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000만명이 접종 대상인 독감 백신에서 이상 반응이 발견됐는데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독감 백신 접종이 원인이 돼 사망한 사례는 2009년 10월 기저 질환이 없던 65세 여성이 접종 후 근력 저하 등 이상 반응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약 넉 달 뒤인 2010년 2월 병원에서 흡인성 폐렴으로 숨진 한 건뿐이다.
양지호 기자 사회부, 국제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현재는 사회정책부에서 COVID-19 관련 이슈를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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