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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끝이 안 보이는 ‘조로남불’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1월 23일
  • 2분 분량

<조선일보>임민혁 논설위원 입력 2020.11.23


미 UC버클리대 심리학자 켈트너는 “권력자의 뇌가 전두엽 손상 환자의 뇌와 잘 구분되지 않는다”고 했다. 권력자들이 공감 능력을 상실한 소시오패스처럼 거리낌 없이 남을 깎아내리고 자기는 추켜세우며 비윤리적인 행위를 합리화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책을 낸 진보 성향 학자는 켈트너를 인용하면서 “착한 권력을 표방한 집단이 내로남불의 화신이 될 때 어찌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그는 문 정권의 내로남불 사례들을 정리하다 너무 많아 그만뒀다고도 했다.




▶많은 사람이 내로남불 하면 제일 먼저 조국 전 법무장관을 떠올릴 것이다. 그는 라틴어로 ‘나의 조국(祖國)’을 뜻하는 ‘patriamea’ 아이디로 지난 10년여간 소셜미디어에 1만5000개가 넘는 글을 올렸다. 상당수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부조리를 준엄하게 꾸짖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멋진 말들이 본인과 문 정권을 향해 예외 없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구구절절 스스로를 호통치는 소리’라는 조롱이 넘쳐난다.


▶조씨는 여권의 가덕도 신공항 밀어붙이기를 옹호하며 공항 이름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8년 전 그가 “선거철 되니 또 토목 공약이 기승을 부린다”며 신공항 추진을 비판했던 글이 화제가 됐다. 조씨는 내로남불 지적이 나오자 ‘예전 글 찾느라 수고 많았다’고 비아냥대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I changed my mind(나는 생각을 바꿨다)’는 곡도 올렸다. 정말 일반인들과는 뇌구조가 다른 것 같다.


▶조국 부부는 2016년 아들의 미국 대학 온라인 시험을 두 차례 대신 쳐줬는데, 비슷한 시기 최순실 딸의 대리 시험 의혹에 대해서는 ‘경악한다’고 썼다. 과거 “공인 검증 과정에서 허위가 있었어도 법 제재는 안 된다”고 해놓고 자신을 비난한 언론 보도에 대해선 정정보도, 손해배상 청구를 이어가고 있다. 전 정부 때 “무슨 낯으로 장관직 유지하면서 수사받느냐”고 호통친 그가 수사를 받으면서도 한동안 장관직을 유지했다. 다른 교수의 정치 참여는 ‘폴리페서’고, 자신은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 참여)이다.


▶과거 본인 글이나 말에 발목이 잡히는 유명인은 많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변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180도 말을 뒤집거나 명백한 이중잣대가 드러나면 보통 입을 다물고 부끄러워하는 척이라도 한다. 조씨처럼 더 큰소리치고 궤변을 늘어놓으며 국민을 끊임없이 피곤하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정권에 내로남불 선수들이 차고 넘치지만 조국 앞에서는 족탈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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