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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끝모를 ‘부동산 궤변’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1월 21일
  • 2분 분량

<조선일보>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0.11.21


‘호텔방 전세’를 포함한 빈 껍데기 전세 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토부 장관은 또 저금리 탓, 인구 구조 탓을 들고 나와 국민 가슴에 염장을 질렀다. 국토부 1차관은 “임대차 3법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우리가 한번은 겪어야 될 성장통”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임대차법 때문에 전·월세 시장은 뒷돈이 오가는 암시장 난리통이 됐다. 그래 놓고 ‘성장통'이라니, ‘궤변 올림픽’이 있다면 금메달감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언은 차고 넘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것이 부동산 실정(失政)을 덮으려는 궤변이다. 문 정부 초기 ‘강남 집값과의 전쟁’을 밀어붙일 때 청와대 정책실장은 “내가 거기 살아봐서 아는데, 모두가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말로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주었다. 집값 상승이 역대 정권 최악으로 치닫는데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하고, 국토부 장관은 3년간 서울 집값 상승률이 “14%”라고 우겨 온 국민을 황당하게 했다.


▶부작용 우려가 컸던 임대차법을 날림 처리하면서 민주당 법사위원장은 “국민이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날”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세 난민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큰소리 친 것과 달리 전세대란이 빚어지자 이번엔 전세 자체를 나쁜 제도로 몰아갔다. “전세제도가 왜 우리나라만 있어서 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 “전세는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운명을 지닌 제도”라고 몰아붙였다.


▶문 정부의 국정 패턴이 다 비슷했다. 소득 주도 성장 같은 새 정책을 실행할 때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고 큰소리치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통계 수치를 입맛에 맞게 마사지해가며 “효과가 있다”고 우긴다. 더 우기기 힘든 상황이 되면 보수 정부 탓, 통상 환경 탓이며 야당 탓, 언론 탓으로 돌린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성장통’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논리까지 들이댄다.


▶선동 정치 원조인 히틀러는 “국민은 이성보다 감성에 휘둘리기 때문에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고 했다. 문 정부도 ‘큰 거짓말' 전략을 쓰는 듯하다. 뻔한 거짓말인데도 하도 당당하고 뻔뻔하게 반복하니까 듣는 국민이 헷갈릴 지경이다. 그러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전세 대책 발효 후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선 조롱과 풍자가 넘친다. “조식과 룸서비스도 제공해라.” “호거(호텔 사는 거지) 만들 참이냐.” “다음 대책엔 캠핑카, 가정용 텐트까지 나온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매수에 맞선 영끌 대책?=대책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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