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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中 21세기 홍위병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0월 15일
  • 2분 분량

안용현 논설위원 입력 2020.10.15


빅데이터 통계 업체가 중국 2030세대를 ‘Y세대’ 1020세대를 ‘Z세대’라고 부르며 “스마트폰 능통”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중국 모바일 인구는 2007년만 해도 5000만명이었지만 베이징 올림픽 직후 2억명을 넘더니 지금은 9억명에 육박한다. 중국 젊은 세대는 어릴 때부터 모바일로 소통해왔다. 아무리 가난해도 스마트폰은 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을 받은 것도 공통점이다. ‘세계 중심이던 중화 민족이 열강의 침략으로 굴욕을 당했지만 공산당 통치와 개혁·개방 덕분에 영광을 되찾고 있다’고 배운다. 중국의 달 착륙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누구든 중국 자존심을 건드린다 싶으면 바로 폭발한다. 이런 인구가 6억명이다.



▶2003년 분홍색으로 꾸며진 여성 문학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여기에 문학 아닌 맹목적 애국주의에 빠진 젊은 누리꾼들이 몰려들어 중국 비판 인사나 단체를 공격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분홍색 사이트에서 유래한 ‘샤오펀훙(소분홍·小粉紅)’이 지금은 극렬 중국 누리꾼을 뜻하는 말이 됐다. 여성이 많다고 한다. 대만기(旗)를 든 한국 걸 그룹, 티베트 지도자를 언급한 자동차회사, 젓가락으로 피자 먹는 광고를 낸 명품 회사 등을 좌표 찍어 집중 공격했다. 불매 운동도 한다. 무릎을 꿇을 때까지 집요하게 한다.


▶공산당 선전 기관이 직접 지휘하는 ‘댓글 부대’도 있다. 올리는 글 한 건당 5마오(약 85원)를 받는다고 해서 ‘우마오당’으로 불린다. 베이징에만 200만명이 있다고 한다. 공산당에 부정적인 글은 삭제하고 지지하는 댓글만 단다. 요즘은 건당 7마오(약 120원)로 올라서 ‘치마오당’이 됐다. 10년 전에는 ‘우마오당’만으로 여론 조작을 했지만 누리꾼 10억 시대에는 ‘샤오펀훙’을 교묘하게 동원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수상 소감을 트집 잡았던 공산당 매체가 기사를 삭제했다. BTS 비판에 국제적 역풍이 불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벌떼처럼 달려들던 ‘샤오펀훙’의 기세도 갑자기 수그러들고 BTS를 옹호하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공산당이 마음만 먹으면 허위 선동과 인터넷 여론 조작쯤은 일도 아니다.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은 10~20대 홍위병의 팔에 완장을 직접 채워주며 반대파 공격을 부추겼다. 좌표는 대자보로 찍었다. 10~20대의 집단 광기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중국 공산당은 Y·Z세대를 21세기 홍위병으로 만들었다. 숫자는 수억명이다. 이런 나라가 우리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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