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사메타손 처방해주세요” 약국마다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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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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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배준용 기자 입력 2021.01.06
코로나 치료예방 효과 소문 퍼져… 식약처 “스테로이드 부작용 우려”

“클로로퀸이나 덱사메타손 좀 처방해주세요.”
최근 다짜고짜 이런 요구를 하는 방문객이 많아져 의원과 약국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치료나 예방에 효과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부터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사실무근”이라고 경고했다. “클로로퀸은 코로나 예방·치료 효과가 없고, 멋대로 투약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덱사메타손도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쓰이는 전문의약품이긴 하지만 “의사 처방 없이 예방 목적 등으로 함부로 사용하면 심각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클로로퀸은 코로나 사태 초기 유력한 치료 후보물질로 거론되면서 잠시 주목을 받았으나 별다른 치료·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된 상태. 클로로퀸을 코로나 치료 목적으로 긴급사용 승인했던 미 식품의약국(FDA)도 지난해 6월 이를 취소했다. 식약처는 “클로로퀸을 함부로 먹으면 심장 박동에 이상이 생기거나 간·신장 장애, 발작, 저혈당, 신경세포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정제.
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복용한 덱사메타손은 현재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병상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비상 사태에서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말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감염병과 교수는 “스테로이드제는 사람의 면역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에 환자 증상에 따라 투약 시점, 적정량 결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임의로 투약하면 도리어 면역력이 떨어져 증상이 더 심하게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장기간 투약하면 당뇨, 골다공증, 녹내장 등 부작용이 예상돼 “반드시 전문가·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두 약품 모두 처방전 없이 약국 판매, 온라인 매매를 하면 불법”이라고 했다.
배준용 기자 사회정책부 기자입니다. 코로나19, 의료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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