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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두문불출하는 노인들 걱정됩니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8월 5일
  • 2분 분량

<idomin>이창우 기자 (irondumy@idomin.com) 2020년 08월 06일 목요일


무더위 쉼터 중 경로당이 658곳…지난달 운영 재개 취사·놀이 자제 등 코로나 방역수칙에 이용자 줄어


장마가 끝나자마자 찜통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무더위를 피하러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사 금지·놀이문화 자제 등 코로나19 대응수칙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창원시는 폭염취약계층인 노인들이 무더위를 날 수 있도록 지난 7월 24일 읍면동 지역을 시작으로 무더위쉼터 운영을 재개했다. 무더위쉼터 856곳 중 658곳이 경로당이다.


지난 4일 마산회원구 내 경로당을 돌며 이용실태를 살폈다. 이날 오후 2시께 찾은 합성1동 남성경로당. 현관에 들어서자 시원한 공기가 새어나왔다. 안쪽에서는 노인 두 명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경로당 회장과 총무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2~13명이 이곳을 찾았지만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했다.


오원세 회장은 "노인 처지에서는 코로나19가 두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00m쯤 떨어진 합성가고파경로당도 사정은 비슷했다. 회원 35명 중 평소 13명쯤 이용했다면 현재 매일 오는 노인은 7명 정도다.


합성가고파경로당에서 쉬고 있던 박외출 씨는 이용률이 줄어든 이유로 실내 취사가 금지된 점을 꼽았다. 노인들은 보통 경로당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부터 경로당을 찾아 오후 5시 언저리까지 머무른다. 비교적 날씨가 선선해 오가기 어렵지 않은 시간대다. 그런데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실내 취사가 제한되자 점심을 해결하러 집을 들를 수밖에 없게 됐다. 가장 더울 때라 온열질환에 취약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로서는 집과 경로당을 왕복하기 부담스럽다. 이에 신성경로당은 아예 경로당 문을 여는 시간을 오후 1시 이후로 늦췄다. TV를 보던 국봉금 씨는 "이전에는 음식을 하면 집에 있는 노인들에게도 전화를 해 불러왔는데 이젠 그런 일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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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창원 합성가고파경로당에서 노인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놀이문화를 자제해야 하는 점도 노인들 발길이 잦아든 원인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노인들은 경로당을 찾아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한 노인은 "경로당이 폐쇄됐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게 심심하고 외롭다는 점이었다"며 "다시 열렸어도 같이 화투 한 번 치기 어려우니 지루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로당에 나온 노인들은 심심해도 집에 있는 것보단 경로당에서 시원하게 보내는 게 훨씬 나은데 집에 있는 노인들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원시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에 식사제한 등 준수사항을 지키고 있다"며 "최근 이어졌던 종교시설 감염 사례에서 여럿이 모여 하는 식사가 문제로 떠올랐던 만큼 아직 조심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0일 '코로나19 대응 노인여가복지시설 대응지침'을 각 지자체에 내려보냈다. 이에 따르면 경로당은 기본적으로 식사가 제한되고, 상황에 따라 방역지침을 준수할 때만 허용된다. 하지만 '무더위쉼터'로 운영되는 경로당은 원칙적으로 식사를 금지했다. 이용 인원을 분산하고 제한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폭염이 더 심각해지면 무더위쉼터를 미처 찾지 못한 노인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경남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이장·통장과 방문간호사들이 면사무소·동사무소 안내에 따라 취약계층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폭염 위기경보가 '심각'단계까지 올라갈 경우 무더위쉼터 야간 개장도 고려하도록 시군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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