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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앓는 76세 노인… 상상 속 친구 돼준 스콧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4월 30일
  • 1분 분량

조선일보 최수현 기자 입력 2020.04.30


애덤 스콧(왼쪽), 로스 캠벨


'호주에 사는 76세로스 캠벨씨는 한때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애덤 스콧(40·호주)과 자주 만나 함께 골프 치는 친구 사이다. 집 근처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며 조언을 주고받고 농담하고 심심하면 내기도 하다가, 클럽하우스에서 맥주 한잔하고 헤어진다. 골프 치러 가자는 스콧의 전화를 날마다 기다린다….'


사실, 이 모든 건 캠벨씨의 상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뇌에 퍼진 종양 7개가 현실과 소망을 구별 못 하게 만들었다. 자국의 골프 스타를 열렬히 응원해온 캠벨씨는 폐암까지 겹쳐 휠체어를 타고 지낸다. 그래도 온종일 스콧 얘기뿐이다.


캠벨씨의 딸이 이런 사연을 스콧 측에 전달했다. 아버지에게 전화 한번 해달라는 딸의 부탁을 스콧은 즉시 받아들였다. 캠벨씨가 너무 익숙한 태도로 전화를 받아 스콧은 잠시 놀랐으나 곧 분위기에 적응했다. "어제 라운드할 때 내가 (파트너로) 필요하지 않았어?" 캠벨씨의 이 질문을 스콧은 부드럽게 피해갔다. "골프 칠 때 다리가 휘청거린다"며 캠벨씨가 고민을 털어놓자 스콧은 "나도 요즘 그렇다"고 답했다.


통화가 이어지는 동안 캠벨씨의 아내 팸씨는 뒷마당에서 울며 서 있었다. "유명한 선수에겐 남을 도와달라는 부탁이 쏟아질 텐데…. 행복했어요." 통화가 끝나고 아내가 "스콧 전화 받으니 어때?"라고 묻자 캠벨씨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무슨 소리야. 스콧은 당연히 나한테 전화하지. 지금 이 동네에 골프 치러 왔으니까."


29일 이 이야기를 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골프 매체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4승을 올린 스콧이 '코로나 격리 기간 MVP'에 뽑힐 만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전화를 끊은 뒤 캠벨씨는 스콧이 보내준 2013 마스터스 우승 영상과 퍼팅 연습 영상을 받았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오랜 친구가 그리울 때마다 그는 영상을 보고 또 보며 즐거운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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