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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는 곧 국민복지… 당신도 은퇴할 때가 온다”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1월 26일
  • 3분 분량

<국민일보>입력 : 2020-11-24


대한노인회장 김호일 목사




제18대 대한노인회 회장으로 김호일(사진) 목사가 선출됐다. 그는 정치인에서 목회자로, 목회자에서 노인복지 전문가로 변신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마산 합포 선거구에서 14∼16대에 걸쳐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08년에 목사 안수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목회를 은퇴하며 국회의원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온 노인복지 문제를 꾸준히 준비해 지난 10월에 앞도적인 표차로 대한노인회 회장에 당선됐다.


김 신임회장은 당선이후 “하나님이 하셨다. 최선을 다해 기도하고 준비했다. 이제부터는 최선이 아닌 최고의 대한노인회가 되도록 늘 기도하며 노인복지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 시절 아직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가시화되기 전부터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이제야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한 ‘20년 외길인생’이 비로소 꽃을 피운 것이다. 그가 내세운 가장 중요한 공약은 대한노인회를 사단법인에서 법정단체로 격상시키는 일이다. 65세 이상 인구 1000만을 눈앞에 둔 한국사회에서 대한노인회의 수장을 맡은 김 회장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3선 국회의원으로서의 관록과 20년 노인 정책통으로서 이 땅의 노인복지를 올곧게 구현하려는 의지가 남다르다. 김호일 신임 대한노인회장을 만나 노인복지에 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한노인회를 사단법인에서 법정단체로 바꾸려는 이유는


“대한노인회는 현재 사단법인이다. 사단법인은 민법 32조에 근거를 둔 비영리법인이다. 사단법인은 사회 공익을 위한 단체라는 보증은 되는데 지금은 너무 많아 장점이 없다. 사단법인은 예산지원은 되는데 사무실 운영비나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또한, 사단법인은 입회원서를 써야 회원이 된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850만 명이나 되는데, 경로당에 나와서 입회원서를 쓴 사람 300만 명 정도가 대한노인회 회원이다. 명실상부한 노인을 대표하는 단체가 되려면 법정단체가 되어서 65세 이상 노인은 모두 회원이 돼야 한다. 또한, 법정단체가 되면 국비가 지원된다. 지금은 단체를 운영하는데 조건이 열악하다. 지방회 간부들도 업무를 추진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 법정단체가 돼서 국비가 지원되고 인건비가 나오면 재정이 넉넉해질 수 있다.”


-노인복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세월에 떠밀려 누구나 노인이 되는데 65세 이상은 노인회 정회원일 뿐이지 나머지 사람들은 예비노인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인 문제는 노인 문제 별개로 다뤄서는 안 된다. 전체 국민의 문제이다. 만약 한 나라의 노인복지가 잘 되어있으면 노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노인복지는 국민 전체의 복지다. 모두 자신이 은퇴할 때를 생각해 노인복지에 접근해야 한다. ”


-늙은 사람을 지칭하는 노인(老人) 대신 지혜로운 사람을 의미하는 혜인(慧人)이란 호칭을 쓰자고 주장했다.


“노인은 교과서에 없는 많은 경륜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경륜이 쌓이게 된다. 영국에는 “노인 한분이 사라지면 지혜로운 장서가 가득한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라는 속담이 있다. 따라서 노인은 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 혜인이다. 노인이 혜인, 지혜로운 어른이라 불리게 되면 지혜를 배우려고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노인이 될 텐데 노인을 홀대하면 결국 자신도 나중에 홀대를 받게 될 것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은


“실례로 신도시를 개발하려면 문화재 발굴을 먼저 한다. 젊은 사람은 힘이 넘쳐서 함부로 파헤쳐 문화재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노인은 조심스럽게 발굴해 속도는 느리지만, 문화재가 잘 보존돼 오히려 젊은 사람보다 낫다고 한다. 이렇듯 노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주듯이 노인이기 때문에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노인전담 일자리가 많아지면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도 아니고 노인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 가지 제안하면 우리나라가 주5일제인데 토요일 일요일에 노인을 고용해 주민센터에서 주말에도 대민 서비스를 할 수 있으면 평일에 서류를 구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어제까지 과장이나 부장을 하던 사람들이 정년이 됐다고 퇴임하면 그만큼의 업무 능력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이들을 주말 사원으로 고용해 일하게 되면 기업도 업무숙달자를 활용할 수 있어 좋고 은퇴자도 소득이 생겨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한국의 노인복지를 어떻게 보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 1위일 정도로 노인복지가 열악하다. 선진국에선 국가가 100만 원 정도를 지급하는데 우리나라는 30만 원을 지급하는 것도 선별적으로 하고 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인데 노인복지 순위는 62위이다. 노인 문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할 일이 많다. 3선 국회의원 경륜을 가지고 국회와 행정부와 협의를 통해서 국민의 노후가 안정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나가고자 한다.”


-노인복지 예산을 확보할 방안은


“우리나라는 예산제도의 맹점 때문에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파내곤 한다. 예산을 남기면 다음에는 예산이 배정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가 노인복지를 위한 철학만 강하다면 예산을 조정하고 낭비되는 예산을 줄여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대통령과 정치권의 의지에 달려 있다. 굳이 예산을 책정받지 못해도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지역교회와 지역봉사단체가 연합해 노인을 상대로 점심을 대접하는 일이 그렇다. 지역교회는 장소를 제공하면서 부녀회가 봉사에 나서고, 지역봉사단체는 재정을 지원한다면 아주 좋은 노인복지의 한 경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 설립하자는 청원을 해서 통과가 됐다. 앞으로 노인건강을 위한 시설들이 많이 들어설 것이다.”


-사회 분위기가 원로를 존중하거나 원로의 지혜를 듣고자 하지 않는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은 아버지의 대대적인 토목공사로 이스라엘 백성이 지쳐있는 것을 알면서도 백성에게 너그럽게 대하라는 원로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자기와 같이 자라난 젊은 사람들의 말을 들었다. 자기 새끼손가락이 아버지 솔로몬의 허리보다 더 굵다는 만용을 부리다가 열 지파가 떨어져 나가 북이스라엘을 따로 세운 것이다.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이 갈라선 이유가 바로 원로의 충고를 듣지 않는 강퍅함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가 원로의 지혜를 무시하고 이들의 경륜을 무시하면 선대에 쌓아 올린 업적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다.”


윤중식 기자 jsyu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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