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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신 젊은이 살려주세요” 日노인 서럽게한 치료양보 카드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5월 15일
  • 2분 분량

<국민일보>입력 :2020-05-15


‘생명 양보’ 카드 만들어 의료진의 윤리적 선택 부담 낮추자는 취지



집중치료를 양보하는 의사를 밝히는 카드. 카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공호흡기나 인공폐와 같은 집중치료를 받을때 기계가 부족할 경우 저는 젊은 사람에게 치료기회를 양보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중치료 병상(ICU) 부족 등 의료붕괴 상황을 겪는 일본에서 노인이 젊은이에게 치료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어 논란이다.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현역 의사이며 오사카대 인간과학부 인간과학연구센터의 초빙교수인 이시쿠라 후미노부(石蔵文信)가 ‘생명 양보’ 카드를 만들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카드는 노인층의 자발적 의지로 젊은이에게 ICU를 양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장기기증카드처럼 미리 동의를 해두면 환자가 중증상태에 빠졌을 때 치료 기회를 다른 이에게 넘기겠다는 의사를 대신하는 것이다.


카드 위쪽에는 ‘집중치료를 양보하는 의사를 밝히는 카드’라고 적혀있으며, 설명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공호흡기나 인공폐와 같은 집중치료를 받을 때 기계가 부족할 경우 저는 젊은 사람에게 치료기회를 양보하겠습니다’고 적혀있다.


이시쿠라 교수는 카드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ICU나 인공호흡기와 체외막산소공급장치(에크모·ECMO) 부족 현상이 초래될 때 의사들은 윤리적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며 “만약을 대비해 고령자가 직접 의사를 밝히게끔 한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카드의 법적 효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일본 도쿄 남쪽에 있는 마리안나 의과대학 병원에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치료실(ICU)에서 근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이탈리아에서 역시 코로나19 창궐로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늘 당시 의사들은 ‘선택적 진료’를 강요받은 바 있다. 일본은 ‘생명 양보’ 카드로 이탈리아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현재 일본의 ICU 시설이 부족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버틸 수 없어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다고지적했다.일본집중치료의학회에 따르면 4월 1일 일본의 ICU 병상은 인구 10만명당 5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에 반해 독일은 29~30개, 이탈리아는 12개를 갖추고 있다.



4일 일본 도쿄 남쪽에 있는 마리안나 의과대학 병원에 개인보호장비(PPE)를 입은 의료진이 집중치료실(ICU)입구 벽쪽에 기대 잠시 멈춰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역시 ICU의 기능 마비를 우려한 바 있다. 닛케이는 “일본은 해외보다 인구당 ICU 병상 수가 적고 의료 인력도 부족하다”며 “설비 집약, 광역 협력 등 대책이 급선무다”고 꼬집었다.


생명의 윤리적 선택에 대해 지적한 작가 타치바나 레이(橘玲)는“일본은 긴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선택하는 공적인 규칙이 필요하다”며 ‘생명 양보’ 카드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인의 희생정신과 생명을 선택할 권리를 강요하기보단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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