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도 해결하고 친구도 만날 수 있어 무료급식소 찾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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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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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양병웅 기자 2020.11.12

코로나19여파로 중단됐던 무료급식소가 다시 재개된 12일 전주시 한사랑복지회 무료급식소에서 봉사자가 어르신들께 나눠줄 음식을 만들고 있다. 김현표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모두가 힘들다지만 그래도 끼니는 해결해야죠. 저분들 굶길 수는 없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아버리면서 하루 한 끼 식사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던 취약계층이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다시 문을 연 무료급식소로 몰리고 있다.
12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효자동 국립전주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한사랑복지회 무료급식소에는 허름한 차림새의 노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배식 시간까지 30분 넘게 남아 있었지만 언제 또다시 무료급식이 중단될 지 모르는 불안감에 노인들은 일찌감치 도착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햇볕이 비치는 곳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던 노인들은 배식 시간이 되자 체온 측정과 명부 작성을 마치고 급식소 안으로 들어갔다.
급식소 안은 자리마다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고, 거리두기를 위해 좌석도 한 칸씩 비워져 있었다.
이날 급식소를 찾은 이모(86·여) 씨는 “한 번은 끼니를 때우기 위해 급식소를 찾았다가 문이 굳게 닫혀서 그냥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며 “다행히 무료급식소가 다시 문을 열어 한 끼를 정말 행복하고 소중하게 해결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최모(84·여) 씨는 “급식도 급식이지만 무엇보다 급식소 관계자들이 말벗이 돼 줘 우리(노인)들 입장에서는 아주 고맙다”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든 상황이라 매번 음식을 먹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급식소 관계자들은 배식을 하면서도 행여 부족한게 없나 자리를 돌나다니며 노인들을 챙기기 바빴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급식소 관계자들은 “내일 또 오세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한사랑복지회 정혜숙(60·여) 대표는 “지난 2005년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아 경제적인 궁핍에 시달리던 한 노인을 목격한 뒤 무료급식소를 운영할 결심을 했다”며 “당시에는 급식소가 협소하고 형편이 마땅치 않아 일주일에 한 번씩 무료급식을 했다가 2009년부터는 매주 네 차례(화·수·목·금)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 하루 평균 30-40명의 노인들이 이곳 한사랑복지회 무료급식소를 찾아 소중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무료급식소가 한 동안 문을 닫았을 때에도 오로지 노인들의 끼니 걱정을 해 왔던 정 대표는 그동안 봉사자들과 도시락 배달도 다녔다.
정 대표는 “요즘 세상에 적어도 밥 굶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진수성찬까지는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이곳에 와서 음식을 드시면서 행복해 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혜숙 대표는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생활고를 겪는 노인들을 위해 무료급식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혜숙 대표는 “부양가족이 전혀 없는 독거노인들은 지자체의 지원이 잘 이뤄지지만 부양가족, 거주지 등이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더욱 힘든 생활고가 이어진다”며 “한 끼의 무료급식이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복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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