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너무 답답, 감옥살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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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9월 18일
- 2분 분량
<미주한국일보>2020-09-17 (목)김상목 기자
▶ 코로나 6개월… 갈곳 없는 노인들

코로나 사태 6개월이 지나면서 갈 곳이 없어진 한인 연장자들을 위해 한인타운 시니어센터가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16일 박관일(맨 왼쪽) 사무국장이 한국무용 강사들과 유튜브 동영상 강좌 리허설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거의 매일 노인센터에 나가 재밌는 강의도 듣고 교류하는 낙으로 살았는데 6개월째 이를 못하고 있으니 갈 곳이 없네요”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70대 한인 이모 할아버지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중순 이후 한인 노인들은 코로나19 감염 취약층이어서 가뜩이나 외부 활동이나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데다, 연장자 관련 시설들이 모두 닫으면서 갈 곳이 없는 상황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인 노인들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하루 수백여명의 한인 노인들로 북적이던 LA 한인타운 올림픽과 놀만디의 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센터(이하 시니어센터)에 떠들썩한 한인 노인들의 활기를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노인센터 건물에는 대낮에도 정적이 감돈다. 한인 노인들의 사랑방이자 평생 배움터로 인기몰이를 했던 시니어센터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모든 강좌가 중단되고 건물 출입이 금지돼 직원들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렇다 보니 많은 한인 노인들이 낮 시간에 소일 거리와 갈 곳을 찾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 6개월이 다 되도록 시니어센터에 나오지 못해 답답해하는 노인들이 사무국에 “센터 문은 언제 열거냐” “언제 강의를 다시 시작하느냐”는 등의 항의성 전화를 하기도 하고, 시니어센터에 직접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하지만 시니어센터 강좌 중단은 보건 당국의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언제 다시 재개될 지 기약이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니어센터 측은 한인 연장자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대면 수업 대신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강좌를 대안으로 준비하고 있다. LA 카운티내 모든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노인센터도 온라인 강좌로 대면 출석 수업을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박관일 시니어센터 사무국장은 “강좌가 중단되지 6개월 가까이 지나자 많은 노인들이 강좌 개설 시기를 문의하거나 센터 폐쇄에 항의하기도 한다. 센터 출석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노인들에게는 센터 폐쇄가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인 것 같다“며 “강좌 중단으로 힘들어하는 노인들을 위해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강좌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니어센터를 이용하던 한인 연장자들은 그간 센터의 여러 강좌를 통해 스마트폰과 유튜브 사용에 비교적 익숙해져 있어 온라인 강좌 수강도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시니어센터 측의 생각이다. 시니어센터 온라인 강좌 개설에는 동양선교교회(OMC) 영어예배 패밀리 채플 청년부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나섰다. 시니어센터 측은 이들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오는 19일 한국역사 이해(강사 양준용), 경기민요(강사 김진희), 한국 무용(강사 수잔 리) 등 강좌를 시작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본격화한다. 온라인 강좌는 코로나19 이전 정규 강좌를 맡았던 강사들이 노인센터 강당에 나와 직접 강의하고 이를 영상 녹화해 유튜브에 올리는 방식이다. 센터 측은 40여 개 강좌들 중 10여 개 강좌를 우선 녹화해 온라인에 공개하고 차츰 온라인 강좌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문섭 시니어센터 이사장은 “온라인 강좌 개설 아이디어는 사실 OMC 청년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영상 녹화에서부터 유튜브 채널 개설까지 시간과 재능, 장비를 한인 노인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해 주기로 한 아름다운 한인 청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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