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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비축한 돈까지 과세… 中企·경제단체·여당 반발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0월 9일
  • 2분 분량

기업이 비상용이나 투자용으로 쌓아놓은 현금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기로 한 법안이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야당뿐 아니라 여당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과세 기준이 자의적인 데다 이중과세가 될 수 있고, 코로나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전체 기업 가운데 31%, 중소기업의 49.3%가 적용 대상이 되는 법”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세 유예, 환급 조항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가족 법인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상천외한 세금 부과 방안”이라며 “일부 부도덕한 기업의 일탈을 잡겠다는 취지겠지만,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제2의 법인세”라고 했다.


◇기업 투자·비상용 현금에 과세


논란이 된 법안은 기재부가 올해 세법 개정안에 신설한 ‘개인 유사 기업의 초과 유보 소득 과세’다. 최대 주주 및 가족과 같은 특수 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개인 유사 법인)가 일정 수준이 넘는 현금을 회사 내에 쌓아 놓고 있으면 이를 배당한 것으로 간주해 주주한테서 미리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했고, 통과되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입법 취지는 과세 형평성”이라는 입장이다. 개인 사업자의 높은 소득세율(6~42%) 부담을 피하기 위해 ‘무늬만 법인(개인 유사 법인)’을 설립해 낮은 법인세율(10~25%) 혜택을 보며, 회삿돈을 마음대로 꺼내 쓰는 일탈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에도 이런 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재계에선 “외국과 우리나라는 과세 방식과 대상이 전혀 다르다”고 반박한다. 이날 국감에서 “해외 사례가 있다”는 홍남기 부총리 설명에 추경호 의원이 “똑같지 않다”고 맞서며 설전이 벌어졌다.



◇"기업 성장 사다리 붕괴"


중소기업계와 업종별 협회, 경제단체 등은 “정부의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고 비판한다. 세부 과세 대상을 명시하는 시행령 마련을 앞두고, 업종별 협회들은 반대 입장을 잇따라 내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해운사는 자금이 없으면 선박 확보를 못 해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대한건설협회는 “재무 상태가 불량해져 중소 건설사가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대구·광주상공회의소는 주택·건설업 제외를 요청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6일 “투자를 위한 자본 축적을 가로막아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붕괴할 것”이라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기업 의지 약화 등 시장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입 대상과 적용 범위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극소수 탈세 기업을 잡겠다고 대다수 선량한 기업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있다”며 “세무 조사, 검찰 수사 같은 사후 규제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여야 의원의 지적이 잇따르자, 홍남기 부총리는 오후 뒤늦게 “시행령에 당기 혹은 2년 이내 영업활동으로 투자, 부채상환, 고용, 연구개발(R&D) 등에 지출하거나 지출하기 위해 적립한 금액은 간주 배당금액에서 제외되도록 하겠다”며 “정상 영업활동을 하는 법인은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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