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들 “차기 회장 맡을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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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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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국일보>2020-09-17 (목)남상욱 기자
▶ 코로나 여파 출마자 없어 선출에 어려움, 섬유협회·세탁협회 선거일정도 못 잡아 ▶ 건설협회·의류협회는 현 회장 연임 가닥

코로나19 사태와 인물난이 겹치면서 많은 한인 경제 단체들이 차기 회장을 뽑지 못하고 있어 자칫 단체 운영의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의 지난해 8월 기자회견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다 인물난까지 겹치면서 LA 한인 경제단체들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년 같으면 한인 경제단체 대부분이 10월과 11월 사이에 차기 회장 선거를 마무리 짓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모임 자체도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인데다 선뜻 회장 출마에 나서는 후보자도 없다 보니 새 회장 뽑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6일 현재 공식적으로 내년도 차기 회장을 선출한 한인 경제단체는 한인봉제협회(회장 김기천)와 가주한미식품상협회(회장 이상용) 등 일부에 그치고 있다.
LA 한인상공회의소(회장 강일한)와 세계한인무역협회 LA지부(회장 최영석)는 현 회장의 임기가 남아 있어 신임 회장 선거와는 무관하다.
이미 차기 회장 선거 체제에 들어간 남가주 한인부동산협회(회장 빅토리아 임)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들 몇몇 경제 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인 경제 단체들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우선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자택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 활동 제약으로 임원들이나 이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이 존폐 기로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아 소속되어 있는 경제 단체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도 현실적인 이유다.
여기에 최근 2~3년 전부터 경제 단체의 장은 ‘누림’보다는 ‘희생’한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 회장직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이 급감한 것도 한인 경제 단체들이 신임 회장 뽑기에 애를 먹고 있는 데 한몫하고 있다.
재미한인섬유협회(회장 김병철)와 남가주 한인세탁협회(회장 김윤동)와 같은 곳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산업군들이라 회원들이 경기 침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협회 자체도 운영이 힘들어진 상태다.
두 단체 모두 10월이나 11월에 임원진이나 이사진의 모임을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논의한다는 시간 계획만 세워 놓고 있을 뿐 실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차기 회장 선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차기 회장 선출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부 한인 경제 단체에서는 현 회장의 연임설도 나오고 있다.
남가주 한인건설협회(회장 차정호)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차정호 회장의 2년 임기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협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달에 차기 회장 선출이 예정되어 있지만 실행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내부적으로 차 회장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바시장의 대표 단체인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도 리처드 조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달 정기 이사회가 예정되어 있어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된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인 의류업계가 직면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서 선뜻 차기 회장에 나올 만한 인물이 없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조 회장의 연임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한인 경제 단체장은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경제 단체장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데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면서 경제 단체들의 회장 모시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희생이나 봉사의 마음이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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