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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 마스크 4개가 묵직해졌다”…전쟁·가난으로 뒤늦게 배운 한글 시

  • 작성자 사진: senior6040
    senior6040
  • 2020년 10월 8일
  • 1분 분량

[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10/07


문해교육으로 한글 배운 35인 어르신 작품 한글날 맞아 8~10일 카카오 갤러리에 공개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 30분 넘게 줄을 서서 마스크를 샀다. 아들 생각에 하나도 힘이 안 든다. 아들 집에 갔더니 아들이 봉다리를 하나 내민다. “어머니, 이 마스크 쓰세요!” “나도 니 줄라고 마스크 가져 왔는데……” 내 것은 아들 주고 아들은 엄마한테 주고 가방 안에 들었던 마스크는 똑같이 4개인데 가방이 묵직해졌다. 예순두살 이혜자씨가 쓴 시로 국가문해교육 전국 시화전 입상작이다. 이씨는 어린 시절 월사금(수업료)을 내지 못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고된 삶을 살다 뒤늦게 글을 배웠다고 한다. 서울시와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한글날을 맞아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 작품을 카카오(다음) 갤러리에 공개했다. 전쟁과 가난으로 글을 배울 기회도 없이 말로만 살아야 했던 노인들이 문해교육 프로그램으로 한글을 배워 쓴 작품들이다. 지난 9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개최한 ‘2020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에 출품한 작품 가운데 서울특별시장상·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장상·전국 시화전 입상작 등 수상작 35편을 온라인상에 전시했다. 한글날 기념 ‘서울 문해교육 온라인 시화 전시회’는 8일 오전 10시~오후 6시, 9일 오후 6시~10일 오전 10시 카카오 갤러리(https://gallery.v.daum.net/p/premium/grandmapoem)에서 개최하며 ‘다음 모바일 뉴스탭’과 ‘카카오톡 #뉴스탭’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공개된 작품에는 문해시인 35명의 삶 이야기와 세상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글과 그림으로 담겨있다. 가난한 집안에 일손을 보태느라 학교에 가보지 못했다가 이제야 배움의 꿈을 이뤄가는 일흔의 노인부터 죽기 전 마음을 담은 편지 한장 써보고 싶어 글을 배우기 시작한 이, 아흔 가까운 나이에도 10년 넘게 결석 한 번 없이 배움에 열정 쏟고 있는 노인 등이 참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가족과 이웃에 대한 위로, 과거 글을 몰라 겪었던 설움, 뒤늦게 배움의 즐거움을 찾고 새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는 행복 등 다양한 감동 스토리가 시화 작품에 오롯이 담겨있다. 서울시는 “조금 늦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을 쏟고 있는 어르신들의 감동 이야기를 시화전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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