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방역은 신앙 아닌 과학" 교회 "영업장 취급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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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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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안준용 기자 입력 2020.08.28
[코로나 재확산] 文대통령·개신교계, 팽팽한 신경전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등 16명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교계에 코로나 방역에 관한 서운함을 직설적으로 표현했지만, 교계는 오히려 예배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회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교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정 교회에서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겠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일부 교회를 거론하면서 '적반하장' '몰상식'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작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진자 상당수가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집단감염에서 교회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없다"고도 했다. 또 "예배 등은 불가피한 경우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는 상황은 교회 지도자들이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하지만 김태영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은 대면 예배와 관련, "전체 교회를 막는 현재의 방식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정부도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가 모든 교회의 대면 예배를 일률적으로 막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또 "대통령과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며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순 없을 것"이라며 "공권력의 엄정함을 분명하게 세우겠다"고 했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정부·교회 간 '협력 기구'를 제안하며 방역을 잘하는 교회는 차별해 '방역 인증' 마크를 주는 제도 등을 제안했지만, 문 대통령은 "현실적으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 '가짜 뉴스'와 관련해선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며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때 참석자들이 웃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역을 방해해서 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가짜 뉴스는 허용할 수 없다"며 "일부 교회가 가짜 뉴스의 진원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 점은 우리가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오찬 대신 다과회 형식으로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회장이 인사말로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로 시작했지만, 전체 분위기는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별도 서면 브리핑에서 "충돌하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의 한 관계자도 "양측 인사말은 그동안 서로에게 맺혔던 점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고, 이후 간담회는 의견을 교환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페이스북에 "좀 더 따뜻한 언어로 교회를 아울렀으면 좋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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