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때리기' 설계자 위마오춘…고향에선 족보 이름까지 파냈다
- senior6040
- 2020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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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기사입력 2020/09/15
미국의 ‘중국때리기’ 설계자 위마오춘 7월엔 충칭 융촨중학 모교에 세워진 비석 이름 석 자가 지워지는 수모 당한 데 이어 이달초 고향 안후이성 위씨 종친 회의에서 족보에서 이름 제거되는 수난 시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를 배후에서 설계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미국에서는 ‘국보’로 평가받는 화인(華人) 학자 위마오춘(余茂春)이 중국 고향에서는 족보에서 이름이 지워지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중국 안후이(安徽)성이 고향으로 충칭(重慶)에서 성장해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위마오춘은 현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 고문으로서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 등과 같은 대중 강경 정책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의 지난 14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위마오춘의 고향인 중국 안후이성에서 친지로 보이는 사람들이 개최하고 있는 한 회의 모습이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 지긋한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회의장 안의 벽에 걸린 한 표어 때문이다. “매국노 위마오춘을 분노해 성토한다”는 커다란 글 아래 “위마오춘을 족보에서 제명해 족보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한 동영상에 따르면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노인이 먼저 위(余)씨 집안은 매국노 위마오춘을 성토한다고 말한다. 이어 두 번째로 일어난 이는 성토의 근거가 되는 위마오춘의 이른바 ‘죄행’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이 같은 회의는 지난 6일 안후이성의 서우(壽)현에서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둬웨이는 전했다. 위마오춘의 중국 내 수모는 이뿐만은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모교인 충칭의 융촨(永川)중학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서 그의 이름이 지워지기도 했다. 위마오춘은 1979년 융촨 지구의 대학입학 시험에서 문과 장원(壯元, 수석)을 차지하며 중국 건국의 주역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다닌 적 있는 톈진(天津)의 난카이(南開)대학에 합격했고, 융촨중학은 이처럼 자랑스러운 동문을 기리기 위해 비석에 그의 이름을 새겼었다.

한데 중국 언론이 위마오춘을 “매국노”, “정치 투기꾼”으로 규정한 이후 중국 곳곳에서는 위마오춘의 중국 내 행적을 지우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이다. 모교 교정의 비석에 새겨졌던 이름이 없어지고 족보에서도 ‘余茂春’ 이름 석 자가 지워지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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