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3천조원 잡아라‥노인 서로 모시려는 日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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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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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등록 2020-09-21 이승현 기자
[디지털금융 소외된 노인]③ 고령화 먼저 겪은 일본..신탁시장 활성화 노인고객 맞춤형 지원으로 유대관계 강화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우리나라보다 일찍 인구 고령화에 직면한 일본은 인구변화에 발맞춰 금융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노인을 위한 신탁시장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04년부터 신탁업법을 전면 개정해 금전 등에 한정됐던 수탁재산의 제한을 없앴다. 일본의 신탁시장은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구분이 없이 ‘포괄신탁’이 자리를 잡았다. 포괄신탁은 금전과 부동산 등 2개 이상 재산을 하나의 신탁행위로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재산신탁으로도 불린다.

엔화 (이미지 출처 : 이미지투데이)
제도 정비 이후 일본에선 유언대용신탁·특정증여신탁·교육자금증여신탁·결혼육아지원신탁·후견제도지원신탁 등 다양한 신탁상품이 연이어 등장했다. 30세 미만 자녀와 손자에 대해 증여할 때 최대 1500만엔까지 비과세하는 등의 세제 혜택도 한몫했다. 우리나라의 신탁상품은 종합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일부 은행에서 치매신탁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계약건수는 100건도 안된다. 일본신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일본 신탁시장 규모는 약 1224조엔(약 1경3000조원)에 이른다. 우리의 신탁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968조6000억원 규모로 올해 1000조원대에 진입한다. 일본과의 규모 차이가 단순 비교로 13배에 달한다. 고객과 강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서비스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노무라증권은 인지능력 저하를 겪는 70대 이상의 고객을 위해 전문 담당자를 배치해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이와증권도 고령자 전문 영업사원을 통해 상속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형 은행사인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독거노인을 위해 병원 입·퇴원과 장례식, 유산 정리 등을 맡아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은 직원이 몸이 불편한 노인 가정에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일본 금융권은 고령층을 핵심 고객층으로 인식한다. 일본은행 등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가계금융자산은 2017년 말 기준 1265조엔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를 배제하고 사업은 진행하기 어렵다. 일본 금융청은 2018년 고령화 금융서비스 방향성을 발표하는 등 정책적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일본은 고령화를 모든 세대가 대비할 공통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금융 부문만 고령 소비자 보호의 이해관계자라는 인식에서 탈피해 금융·비금융 부문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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